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5일(현지시간)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에서 열린 비동맹운동(NAM) 각료회의에서 수행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5일(현지시간)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에서 열린 비동맹운동(NAM) 각료회의에서 수행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아제르바이잔서 열린 비동동맹운동 각료회의 참석

“민족끼리 힘 합치면 자주통일 돌파구 열 수 있다”

‘핵무력완성’ 언급했으나 미국 직접 지칭 비판 없어

10일 모스크바서 러시아 외교장관과 회담 예정

[천지일보=이민환 기자]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5일(현지시간)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에서 열린 비동맹운동(NAM) 각료회의에서 “현재 조선반도(한반도)의 북과 남 사이에 화해와 신뢰의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며 비동맹국의 지지와 연대를 요청했다.

리 외무상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세계최대의 전쟁위험을 안고 있는 것으로 하여 한반도에 쏠리던 국제사회의 불안과 우려의 시선이 지지와 환영의 박수갈채로 변했다”면서 “이는 북과 남이 우리 민족끼리의 정신에서 힘을 합치면 얼마든지 북남관계를 개선하고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며 자주통일의 돌파구를 열어나갈 수 있다는 것을 실증했다”고 강조했다.

리 외무상은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숨가쁜 외교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러시아 방문을 앞두고 비동맹운동 각료회의가 열리는 아제르바이잔을 찾아 참가국을 상대로 외교전을 펼쳤다.

그는 ‘(이러한) 전환전 국면’이 전적으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실현한 ‘국가핵무력 완성’에서 기인한 결실이라고 주장했다.

리 외무상은 “지금 국제무대에서는 강권과 전횡이 난무하고 정의와 진리는 무참히 짓밟히고 있다”며 “최근 꾸드스(이슬람권에서 예루살렘을 부르는 명칭)를 이스라엘의 수도로 만들려는 한 대국의 시도에 의해 중동에서도 국제적 정의는 다시금 유린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직접적으로 미국을 지칭하지는 않았다.

리 외무상은 각료회의 중 따로 이람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과 면담했다. 또 이란 등 우방 외교장관과도 양자 회담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리 외무상 일행은 한국 취재진의 접근에도 우호적으로 응대하며, 작년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전날 저녁 각료회의 숙소에 도착한 리 외무상은 기다리는 연합뉴스 취재진을 향해 밝은 표정으로 촬영에 응했다. 북한 수행단은 연합뉴스 취재진에게 일행의 기념촬영을 먼저 부탁하기도 했다. 남한예술단의 평양 공연 시 김정은 위원장을 비롯한 북 지도부가 많이 유연한 모습을 보이는 것과 연장선의 제스쳐로 풀이된다.

리 외무상 일행은 7일 아제르바이잔을 떠나 투르크메니스탄을 경유해 9일 모스크바에 도착할 것으로 알려졌다. 리 외무상은 오는 10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 회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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