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전형민 기자] 7.28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이 5곳에서 당선자를 배출, ‘재보선은 여당의 무덤’이라는 공식을 털어내며 압승했다.

6.2 지방선거가 채 두 달이 지나기 전에 민심은 여당의 손을 들어주면서 ‘국정운영의 균형’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표출했다.

기존 재보선과 달리 투표율이 높았음에도 여당이 승리한 비결은 민심에 귀를 기울인 ‘지역 일꾼론’이 힘을 발휘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잇따라 터져 나온 권력형 게이트 논란과 총리실의 민간인 사찰 파문, 강용석 의원의 ‘여성비하 발언’ 논란과 더불어 외교통상부 장관의 막말까지 재보선 직전 한나라당은 그야말로 ‘초상집’ 분위기였지만 뚜껑을 열어본 선거 결과를 통해 ‘잔칫집’으로 변했다.

서울 은평을과 충북 충주 등과 같은 격전지에서는 모두 투표율이 40%를 넘었지만 여당 후보인 이재오 윤진식 후보가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되면서 투표율이 높으면 야당에 유리하다는 전통적인 선거공식도 깨졌다.

일각에서는 민주당 공천에 문제가 있었음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이어진다. 김대중 정부 때 총리후보로 거명됐지만 위장전입 의혹으로 낙마한 바 있는 장 상 후보는 애초에 ‘왕의 남자’ 이재오 후보와 체급이 달라 ‘게임이 안 된다’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MBC 신경민 전 앵커를 영입해 ‘빅매치’를 만들려는 민주당의 시도는 좌절됐고 그나마 6.2 지방선거에서 놀라운 힘을 보여줬던 후보단일화는 너무 늦게, 그리고 민주당의 강요에 의해 이뤄졌다는 인식 때문에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

8개 지역구에서 치러진 재보선에서 기존 민주당 의석이 5곳,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 창조한국당이 각각 1곳이었다는 것을 감안해보면 한나라당은 4곳에서 의석이 늘었지만 민주당은 2곳에서 의석을 잃었다.

민주당 우상호 대변인은 “승리가 예상되는 곳은 투표율이 낮고, 패배 혹은 경합이 예상됐던 곳은 상대적으로 투표율이 높았다”며 “야당 지지층보다 한나라당 지지층의 응집력이 강했다”고 패인을 설명했다.

여당 후보들은 지도부의 유세를 지원받는 대신 유권자들을 일일이 찾아서 손을 붙잡고 “지역 발전을 위해서 노력하겠다”는 목소리를 전달했고 유권자들은 표로 답했다.

‘이명박 정권심판’에만 열을 올렸던 민주당은 지역발전을 위한 일꾼이 필요하다는 표심을 잡는데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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