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책’에 오대산 사고본 ‘효종실록’까지… 소실 추정됐던 문화재 귀환
‘죽책’에 오대산 사고본 ‘효종실록’까지… 소실 추정됐던 문화재 귀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5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5

관동대지진 때 소실됐다 여겨
책 겉과 안, 목판으로 글 새겨
1월에는 프랑스에서 죽책 귀환
“국외 소재 문화재 관심 높여야”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관동대지진 당시 소실된 것으로 추정해온 오대산 사고본 ‘효종실록’이 지난 2일부터 일반에 공개됐다. 국립고궁박물관 상설전시실의 유리관 안에 담긴 효종실록은 관람객이 쉽게 볼 수 있는 위치에 배치돼 있었다. 역사에 관심 있던 몇몇은 베일에 쌓였던 오대산 사고본 효종실록의 정체를 알고 놀랐는지 한참 동안 전시된 유리관 앞에 서 있었다.

◆오대산 사고본 ‘75책’ 모여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관장 지병목)은 지난해 11월 일본에서 국내로 들어온 오대산 사고본 효종실록 1책(권지 20)을 국내 경매사를 통해 구매했다.

국립고궁박물관 유물과학과 양웅열 연구사의 설명에 따르면, 국내 문화재 매매업자가 일본에 가서 효종실록을 사 온 후 우리나라 경매에 출품했고 국내 경매사가 박물관에 연락해서 오대산 사고본의 존재를 알게 됐다. 박물관은 법률 자문을 받아 소유권이 이 문화재매매업자에게 있다는 것을 확인했고, 국보급 문화재이기에 경매사를 통해 공식적으로 효종실록을 3월 15일에 구매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5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5

되찾은 효종실록은 제17대 왕(재위 1649~1659년) 효종의 사후 직후에 편찬되기 시작해 조선 현종 2년(1661년)에 완성된 것이다. 오대산 사고본은 정족산 사고본(국보 제151-1호)과 태백산 사고본(국보 제151-2)의 실록과 동일한 판본으로, 효종 9년 정월부터 12월까지의 기록이 담겨 있다.

이 같은 조선왕조실록은 조선왕조의 역사를 연월일 순서에 따라 편년체로 기록한 역사서로 총 수량이 1800여권에 달하는 내용이 수록돼 있다. 조선왕조실록의 상세하고 객관적이면서도 방대한 기록은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것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아 199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효종실록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5
효종실록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5

조선왕조실록은 본래 총 4부를 만들어서 춘추관 이외에도 충주, 성주, 전주 3곳의 지방에 별도로 사고를 만들어 각 1부씩 보관했다. 하지만 임진왜란 때 전주 사고본을 제외하고 모두 소실됐다. 이후 전란에 의한 소실을 막기 위해 태백산, 묘향산(후에 적상산), 마니산(후에 정족산), 오대산 등 접근이 어려운 산속에 사고를 지어 실록을 보관했다.

오대산 사고본 실록(788책)은 1913년 동경제국대학으로 반출됐다가 1923년 관동대지진 때 대부분 소실되고 현재 국내에 반환된 74책만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었다. 그러다 이번에 효종실록 1책을 추가하면서 국립고궁박물관은 총 75책을 소장하게 됐다.

양 연구사는 “효종실록의 겉표지와 안쪽의 글자는 목판으로 새겨졌다”라며 “성종실록(가로 30.5㎝, 세로 38.5㎝), 중종실록(가로 31.2㎝, 세로 38.5㎝) 등 또 다른 오대산 사고본보다 크기가 큰 게 효종실록(가로 32.2㎝, 세로 51.3㎝)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출처:국외소재문화재재단)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5
(출처:국외소재문화재재단)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5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 찾아

앞서 지난 1월 31일에는 소실된 것으로 알았던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이 프랑스에서 국내로 돌아왔다. 당시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사장 지건길)은 개인 소장자로부터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을 구매한 후 국내에 들여와 국립고궁박물관에 기증했다.

죽책은 1819년(순조 19년)에 ‘효명세자빈’을 책봉할 때 수여한 것으로, 조선 왕실의 중요한 의례 상징물이다. 크기·재질·죽책문의 서풍(書風)과 인각(印刻) 상태 등 모든 면에서 전형적인 조선왕실 죽책의 형식을 갖췄으며, 왕실 공예품으로서 뛰어난 예술성을 보여주고 있다.

양 연구사는 “우리나라가 어려웠던 시절에 문화재가 해외로 많이 나갔다”라며 “현재 소실 됐다고 추정되거나 알려지지 않은 문화재가 하나둘씩 국내로 들어오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국외 소재 문화재에 더 관심이 고취되는 계기”라며 “국외 소재 문화재 환수를 위해 관련 기구가 힘쓰고 있는 상태다. 국민도 우리 문화재에 더 큰 관심을 갖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