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에 있는 ‘명성황후 국장도감의궤’ (사진제공: 조선왕실의궤 환수위)
국·공립 박물관 등 250곳에 6만 1409점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한국에서 유출된 문화재 6만여 점 이상이 일본 국·공립박물관 등 250곳에 소장돼 있다는 조사결과가 28일 일본 아사히신문을 통해 보도됐다.

한반도 유출 문화재 10만 7857점이 해외에 흩어져 있다는 사실은 지난 1월 발표된 바 있지만 해외 유출 문화재 반 이상 되는 6만 1409점이 일본에 소장돼 있으며 보관 장소와 목록이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립문화재연구소에 따르면 유출된 한반도 문화재는 도쿄·교토의 국립박물관과 국립공문서 내각 문고, 도쿄대 와세다대 등 국공립 대규모 시설 57곳과 도쿄의 사찰 조조지(增上寺)나 교토의 지온인(知恩院) 사찰 등 145곳에 흩어져 있고 개인 48명도 소유하고 있다.

유물의 대다수는 서적과 도자기 등이지만 도쿄 오쿠라 호텔 뒤뜰에 있는 경기 이천의 ‘이천오층석탑’과 ‘금동불상’ 등 탑이나 불상도 포함됐다.

높이 6.48m인 이천오층석탑은 고려 초기 석탑이다. 1918년 반출될 당시, 훼손이 거의 안 된 상태로 조형미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금동불상은 일본인 오쿠라 다케노스케(1870~1964)가 일제 강점기에 남선합동전기회사 사장을 지내며 조선 땅에 머무는 동안 강제적으로 수집한 1100점의 한국 문화재 중 하나다.

일본 내에서 ‘재단법인 오쿠라컬렉션 보존회’가 관리하던 수집품은 1980년 일본 도쿄국립박물관에 기증됐다.

국립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이 목록은) 해외 소장 문화재에 대한 연구목적으로 작성한 목록”이라며 “목록에 있는 문화재가 모두 ‘약탈’ 문화재이거나 일제 침략 이후에 반출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불법ㆍ부당하게 반출된 문화재는 환수하고 적법 절차를 거친 문화재는 한국에 대한 홍보수단으로 삼는 것이 정부의 원칙”이라고 환수 문제를 언급했다.

일본 정부는 1965년에 앞서 체결된 한국과 문화재ㆍ문화협력협정에서 한국이 요구한 한반도 유출 문화재 4479점 중 1432품목을 돌려준 뒤 “법적인 문제는 모두 해결됐고, 개인 소유 문화재는 돌려주기 어렵다”는 태도를 보였다.

▲ 명성황후 국장도감의궤 중 발인하는 장면을 담은 <발인반차도> (사진제공: 조선왕실의궤 환수위)

하지만 일본 궁내청에 보관된 조선왕실의궤처럼, 일본 국·공유 문화재 가운데 한일 협정 당시에는 어디에 있는지 미처 파악하지 못해 반환이 성사되지 않은 것도 상당수 포함돼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에 공개된 한반도 유출 문화재 소재지 조사 결과는 문화재 반환 논의를 제기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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