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정책을 두고 백년대계(百年大計)라 하는 것은 국가나 권력에 의해 기반이 되고 지지되는 교육이념과 이를 구현하는 국가적 활동의 기본방침들이 국민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시기적 안정성이 중요한 교육정책이 조변석개(朝變夕改)로 운영되다보니 당국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불신이 크다. 특히 대학 입시를 두고 수능·내신이 수시로 변하는 관계로 수험생과 예비 수험생들뿐만 아니라 학부모들이 혼란을 겪기도 한다.

최근에 교육부 차관이 주요 대학 총장을 직접 면담하는 자리에서나 또는 대학 입학처장에게 전화를 걸어 “정시를 확대해 달라”는 요청이 알려지면서 학부모들이 교육부 입시제도가 1년짜리라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교육에 관한 국민 관심도가 유달리 높은 게 우리의 현실이다 보니 초중고와 대학, 취학 전 학습장(場) 등 교육 현장을 바라보는 학부모들의 마음이 편할 날이 없다. 이는 교육과정에서 발생되는 불안감이 군데군데 널려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 가운데 학부모들의 가슴을 쓸어내린 아찔한 인질극이 대낮 교실 내에서 발생했다. 지난 2일 서울 서초구 방배초등학교에서 “졸업장을 떼러왔다”는 말에 별다른 제지 없이 정문을 통과해 교실에 침입한 20대 양모 씨가 수업 중이던 어린이 1명을 인질 삼아 난동을 부린 사건이다.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양모 씨가 범행 1시간 만에 경찰에 제압되고 인명피해 없이 수습됐으니 여간 다행스럽지 않다. 이 사건으로 인해 학교 출입 등 보안 문제와 학생 수업권의 안전성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는 등 지역사회학교의 안전과 그 보안망에 비상등이 커졌다.

초등학교에는 등·하교시 교통안전 지도, 외부인 출입 통제 등을 담당하는 학교 보안관이 있다. 하지만 인력 등에서 효율적 대책이 부실한 실정에서, 그보다는 외국처럼 외부인의 학교 출입이 엄격히 통제해야 한다. 중국의 소학교처럼 수업 중 학교정문 봉쇄와 수업이 끝난 아이들을 마중 온 학부모들에게 정문 앞에서 기다리게 하는 시스템이 좋은 사례다. 우리나라에서도 학생 안전권 보장을 위한 학교시설 보안 철저 등 시스템이 대폭 개선돼야 하고, 그에 못지않게 주민을 위한 지역사회학교의 역할도 배려돼야 할 것이다. 이번 사건으로 그간 잘 운영돼오던 지역사회학교의 방과 후 학교 운동장 개방 시책 등이 악영향을 받지 않는 일도 고려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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