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열 한국안보통일연구원장/북한학박사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문화교류의 차원에서 교환공연이 진행됐다.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에 북한의 공연단이 내려와서 공연을 한 데 대한 답례의 성격으로 우리 공연단이 북한에 가서 공연을 했다. 우리 공연 제목이 ‘봄이 온다’라니 정치적인 협상과 병행해 문화적인 교류를 강화해 봄바람을 일으키는 것은 바람직하다.

세계화시대에 생존하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의 정체성이 확립돼야 한다. 따라서 민족혼과 민족문화의 전통을 계승하면서 남북한은 서로의 입장을 존중하고 합의를 도출해 나가는 공존의 문화 창출 노력이 필요하다. 즉 문화적인 면에서 공동체의식을 함양해 일체감과 동질성을 갖는 문화를 계승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대한민국 헌법 제9조는 “국가는 전통문화의 계승·발전과 민족문화 창달에 노력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우리는 반만년 동안을 같은 언어, 같은 전통과 관습을 가지고 살아 왔다. 그러나 분단 이후 자유민주주의 정치문화와 사회주의 정치문화 속에서 이념과 사상체계가 이질화됐다. 이렇게 이질화된 문화를 극복하고 동질화를 이루는 것이 문화적 개념의 통일이다. 남북이 함께 민족혼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문화 창조를 해나가야 한다. 통일시대에 대비해서 우리는 ‘한민족 공동체 문화’ 발전을 위해 남북한이 문화교류를 활성화하고 문화를 발전적으로 통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안보국가, 번영국가뿐 아니라 지식국가, 문화국가라야 생존하면서 통일과 세계의 역사를 주도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안보와 번영의 무대와 함께 지식과 문화의 무대에도 통합적인 그물망을 쳐야 할 것이다. 우리는 전통적 가치에 뿌리내린 민족혼과 우수한 민족문화를 바탕으로 세계 선진문화를 융합·발전시키면서 도약할 때 진정한 문화선진국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통일의 기초 확립 작업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문화통일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세계 속으로 웅비하기 위한 통일한국의 지향목표를 생각할 때, 문화강국으로 웅비하려는 전략선택도 고려돼야 할 것이다.

남북관계의 진전과 통일은 쌍방의 공동이익뿐 아니라 동북아와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이바지할 수 있다. 안으로는 우리 민족의 우수한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하기 위해 이질화된 문화통합의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 우리 민족의 문화적 정체성을 확립하고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기 위해서는 전통문화유산을 발전시킴으로써 문화적 단절을 극복해야 한다. 이를 통해 통일 후 급변하는 사회의 제반 문제를 문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열린 민족주의를 지향하면서 문화적 편견을 극복하고 세계 문화사적 추세를 반영해야 한다. 조용필의 공연 이후 13년 만에 열린 이번 평양공연이 비핵화 및 남북정상회담에 기여하면서,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자주 열려 소통의 장이 되고 민족문화를 계승·발전시키는 데 기여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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