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 진정 접수 66%가 ‘고위직 인사’
전문가 “양성 평등한 행동과 말 지켜야”

[천지일보=최배교·김새롬 기자] “처녀 맞아? 임신한 거 아니야?” 경기도 의정부에 있는 모 초등학교 교장의 성희롱 발언으로 고위 공직자의 성희롱이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15일 피해 교사가 제출한 진정서에 따르면, 이 학교 교장은 여교사들에게 “처녀성을 잃으면 예뻐진다는데” 등 100여 건의 성희롱 발언을 했다. 또한 “못생겼다” “내 스타일이 아니다” “푼수 같다” 등 인격을 모독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한나랑당 강용석 의원도 지난 16일 전국대학생 토론회에 참가한 대학생들과 식사 도중 아나운서를 지망하는 한 여대생에게 “다 줄 생각을 해야 하는데 그래도 아나운서 할 수 있겠느냐”는 발언이 논란이 됐다.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지난 2005년부터 현재까지 접수된 성희롱 진정 사례를 분석한 결과, 736건 중 66%가 직장 내 상하 관계에서 비롯됐다는 결과를 지난 8일 발표했다.

피진정인 지위를 보면 사업체 경영자(24.7%)와 중간관리자(22.8%)가 성희롱 가해자의 절반 가까운 비율을 차지했다. 이는 성희롱이 주로 고위 공직자와 직장 내 권력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성희롱이 성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직장 내 권력관계가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임혜경 한국여성민우회 소장은 “성희롱은 혐오감을 주냐 안 주냐의 문제가 아니라, 여성이라는 존재를 바라보는 관점과 권력관계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사회는 아직도 여성에 대한 존중과 남성과 동등하다는 인식이 부족하다는 주장이다.

이임혜경 소장은 성희롱 발생을 줄이기 위해 “일상생활에서 음담패설을 하지도 말고 재미있는 척 듣지도 않아야 하며, 직장에서는 자율적인 회식 참여가 이루어지는 등 양성 평등한 말과 행동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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