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옥을 볼 수 있는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북촌 한옥마을 ⓒ천지일보(뉴스천지)
외국인이 지키는 한옥,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

[천지일보=김지윤 기자] 지난 24일 서울고등법원 행정7부(부장판사 고영한)에 따르면 피터 바돌로뮤(61) 씨는 서울시를 상대로 낸 재개발정비구역지정처분 취소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한국인이 아니지만 한옥 예찬론자인 피터 바돌로뮤 씨는 36년째 한옥에서 거주하고 있으며, 한국인보다 한옥을 더 사랑하고 잘 아는 한옥 마니아다.

유럽은 17~19세기에 지은 건물에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반대로 우리나라는 서울 북촌이나 전주 등 한옥마을이라는 구간을 따로 지정할 만큼 한옥을 찾아보기 힘들고, 있는 한옥도 재개발 등으로 보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옥을 소중한 문화유산이라고 외치고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한옥이 겨울에 춥다는 등 비효율적이라는 이유로 외면 받고 있다. 1970년대만 하더라도 서울시에 80만여 채가 되던 한옥은 현재 7000~8000채가 남았다. 무려 40년 만에 약 100분의 1만이 살아남은 셈이다.

우리가 한옥의 미와 소중함을 등한시 여기는 동안 외국인들에게는 관심거리였다. 서울의 남산골과 북촌, 전주 등 전국의 유명 한옥마을은 외국 관광객의 필수 코스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이는 한옥이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고유한 것으로 외국인들이 한국을 느끼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피터 바돌로뮤 씨는 한옥을 ‘가장 자연적이면서도 생태적인 것을 소재로 한 천연주택’이라고 정의했다. 아울러 그는 “한국인들이 한국의 전통문화가치를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경제성장에 눈엣가시였던 한옥이 최근 참살이 문화가 확산되면서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자연과 어우러진 한옥이 관심을 받고 있다 보니 최근 서울 일부지역 한옥 값의 경우 20% 이상 올랐다.

한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다 보니 정부는 한옥을 신축할 때 자금을 지원하고 등록제로 보존가치가 있는 한옥 밀집지역의 무분별한 재개발을 방지하는 등 보존 및 신축 장려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정책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렇게 꼬집는 이들은 국민이 한옥을 보존해야 하는 당위성을 마음 깊이 깨달아야만 비로소 명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