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의준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상근부회장

 

창업(startup)이 활발하다. 정부의 적극적인 창업정책은 미국이나 중국, 유럽에 못지않은 물적·제도적 인프라의 구축은 물론 개별기업에 대한 각종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신설법인 수는 전년대비 2.3% 증가한 9만 8330개를 기록했으며 올해 10만개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기가 발발한 2008년 이후 9년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30대 사업자의 신설법인 수도 2008년 1만 5778개에서 2016년 2만 6945개로 대폭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창업의 증가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이들 중 어느 정도가 생존하는가이다. 창업은 다산다사의 특징을 가지고 있어 창업기업의 5년 생존율(2015년 기준)은 27.5%에 불과하다. 

그런 점에서 창업의 성패요인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기업이 어려워지는 이유는 자금이나 인력의 부족, 판매부진, 무역환경의 변화, 갑작스런 규제, 대체재나 경쟁자의 출현에 의한 시장상실 등 수없이 많다. 대부분이 “뭐가 부족해서” 또는 “무엇 때문에”라고 실패의 이유를 찾는데 대체적으로 자원이 부족한 사업체가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는 자본금 5천만원 이하의 영세신설법인이 75.6%를 차지하며 청년창업의 70%가 소자본 업종에 몰리는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즉 기술이나 자금 면에서 취약한 것이다. 성공한 기업가들은 충분한 돈과 인재를 가지고 창업하는 경우는 그리 흔치 않다는 점에서 자원부족이나 외부의 환경변화를 탓하기보다 이에 대응하는 기업가의 역량을 강조한다. 기업은 어차피 기업가가 만들고 키우는 것이므로 이들의 리더십이 관건이라는 말이다. 

많은 스타트업의 창업자들이 리더십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거나 전문적인 교육 또는 컨설팅을 접하지 않고 있다. 많은 스타트업이 리더십이 부재하거나 개인적 특성에 따라 조직이나 팀을 이끌어가는 편이다. 평창동계올림픽의 팀 추월경기나 컬링 팀에서 나타나듯이 소수구성원을 가진 경기의 공통점에도 불구하고 상반된 성과가 나타나며 그 이유는 바로 리더에 달려 있는 것이다. 흔히 1인 창업을 해서 멤버가 늘어나든 처음부터 팀 창업을 하든 리더는 있기 마련이고 좋은 팀워크를 이루는 리더십이 스타트업의 조건이기도 하다. 리더십은 두 명 이상의 구성원이라면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 남녀 간의 만남에서도 최고의 남녀가 만나서 최악의 부부를 만드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각자는 완벽할지언정 누군가가 리더역할을 적절하게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별한 기술이나 지식을 갖추지 않았음에도 조직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사람들의 비결은 바로 리더십에 있다. 그렇다면 스타트업의 리더십은 무엇이 다른가? 스타트업의 조직특성과 깊은 연관성이 있다. 시스템이나 위계가 명확하지 못한 스타트업의 리더십은 일정수준의 규모나 직위체계가 갖추어진 안정적 조직에서의 리더십과는 다르다. 자원부족과 팀워크가 미흡한 스타트업은 이에 맞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리더개인의 역량이 중시된다.  

스타트업의 리더십은 거래적인 조건 즉 구성원에게 고액의 급여나 대외적인 지위를 제공하면서 발휘하는 그런 리더십을 갖기가 어렵다. ‘동고동락’을 강조하기는 하지만 당장에 현실적인 보상이 어려우므로 “조금만 참자. 내일을 보자”며 비전을 공유하며 설득시켜야 한다. 또한 공사구분을 명확하게 하여 보상에 대한 약속이나 규칙을 정하고 지키는 것도 병행해야한다. 스타트업의 리더는 이른바 변혁적 리더십(Transformational Leadership)을 통해 일체감, 참여, 동기유발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소수인력이 모여 한정된 자원으로 공동의 목표와 창의적 성과를 달성해야 한다. 대기업 등 안정된 조직에 비해 금전적 보상이나 직장의 안정성이 떨어지므로 공유하고 공감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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