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진표리진찬의궤’ 영인본 표지.(제공: 국립국악원)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1
‘기사진표리진찬의궤’ 영인본 표지.(제공: 국립국악원)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1

 

‘한국음악학학술총서 11집 : 역주 기사진표리진찬의궤’ 발간

 

고화질로 촬영된 영국국립도서관 소장본 제공받아

‘기사진표리진찬의궤’ 복사인쇄… 번역 작업도 해

천연색으로 도식 묘사… 의궤 중 으뜸이라 평가돼

전국 주요 국공립·대학 도서관에서 열람 가능해

[천지일보=지승연 기자] 혜경궁 홍씨의 성인식 6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연 행사를 기록한 책이 복사 및 번역돼 일반에 공개됐다.

국립국악원은 조선 후기 의궤인 ‘기사진표리진찬의궤(己巳進表裏進饌儀軌)’를 영인 및 번역해 ‘한국음악학학술총서 11집 : 역주 기사진표리진찬의궤’를 발간했다.

의궤란 조선시대 왕실에서 거행된 여러가지 의례의 전모를 소상하게 기록한 서책으로, 유사한 행사가 있을 때 참고하도록 만들었다.

기사진표리진찬의궤는 조선 제23대왕 순조(純祖)가 그의 할머니 혜경궁 홍씨의 관례(冠禮) 6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왕실에서 옷감과 음식을 올린 행사를 기록한 의궤다. 이 의궤에는 1809년 1월 22일 창경궁 경춘전에서 개최된 진표리(進表裏)와 2월 27일 진행된 진찬(進饌)에 대해 기록돼있다. 진표리는 옷의 겉감과 안감을 올리는 일이고 진찬은 국가의 큰 경사를 맞아 거행되는 궁중 잔치다.

‘기사진표리진찬의궤’ 영인본.(제공: 국립국악원)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1
‘기사진표리진찬의궤’ 영인본.(제공: 국립국악원)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1

기사진표리진찬의궤는 규장각에서 제작된 당시 혜경궁과 순조에게 각각 진상됐고, 이후 보관을 위해 19세기 중반에 외규장각으로 옮겨졌다.

기사진표리진찬의궤는 지금까지 발굴된 진찬의궤 중에서 가장 오래된 의궤다. 또 진표리와 진찬이 기록된 유일한 의궤이기도 하다. 이 의궤에 그려진 도식은 천연색으로 입체감 있게 묘사돼 여러 의궤 중 으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궁중 악대의 연주모습과 악기의 묘사가 세밀해 궁중음악의 복원 및 재현 연구에 귀중한 자료다.

하지만 두권의 기사진표리진찬의궤가 모두 온전하게 보관돼 있지는 않다. 한권은 1866년 병인양요 때 불타 버린 것으로 추정되고, 나머지 한권은 프랑스를 거쳐 현재 영국국립도서관에 소장됐다.

‘기사진표리진찬의궤’ 영인본.(제공: 국립국악원)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1
‘기사진표리진찬의궤’ 영인본.(제공: 국립국악원)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1

국립국악원 국악연구실은 궁중음악 연구 등에 활용하기 위해 영국국립도서관에 직접 방문하고 소장 자료 활용을 협의했다. 협의에 따라 연구실은 고화질로 촬영된 기사진표리진찬의궤 원본 이미지 전체를 도서관으로부터 제공받았고, 이번에 책으로 출판하게 됐다. 책의 내용은 다양한 독자층을 고려해 구성됐고, 한글로 번역됐다. 전문 용어는 주석을 통해 상세하게 설명됐다.

책 ‘한국음악학학술총서 11집 : 역주 기사진표리진찬의궤’는 전국의 주요 국공립 도서관과 대학 도서관에서 열람 가능하며, 국립국악원 자료실에서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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