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가자 봉쇄펜스 부근에서 행진 시위에 참여한 한 팔레스타인 여성이 이스라엘 군인의 사격 소리에 귀를 막고 있다. (출처: 뉴시스)
지난달 30일 가자 봉쇄펜스 부근에서 행진 시위에 참여한 한 팔레스타인 여성이 이스라엘 군인의 사격 소리에 귀를 막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이스라엘군의 팔레스타인 시위대 무력진압으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최소 17명이 사망하는 등 유혈 사태가 벌어진 가운데 국제사회가 이에 대한 중단과 공정한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AFP와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아랍권 국가를 대표하는 쿠웨이트 주도로 긴급회의를 여는 한편 이스라엘-가자 접경지대의 충돌 중단과 독립적인 조사를 촉구하는 성명 초안을 작성했다.

이 초안에는 접경지대의 현 상황에 대해 “중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평화로운 시위의 권리”를 재확인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시위대에 실탄을 발사했는지 파악하기 위한 독립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안보리 상임 이사국인 미국이 이를 반대하고 나서면서 국제사회의 이스라엘군 강경 대응 저지는 무산위기에 놓였다.

이날 안보리의 한 외교관은 미국이 이날 안보리 성명 채택을 지지하지 않는다면서 이의를 제기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팔레스타인은 강력히 반발했다. 팔레스타인 외무장관인 리야드 알말리키는 공식 성명을 내고 “미국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자행한 학살과 관련된 안보리의 어떠한 노력도 막고 있다”고 비난했다.

앞서 팔레스타인 주민 수천명이 지난달 30일 올해 42주년을 맞은 ‘땅의 날’을 맞아 가자지구에서 대규모 시위를 열고 접경지대 부근으로 행진하자 탱크와 100여명의 저격병을 배치한 이스라엘군이 이를 무력 진압했다.

알자지라 방송과 CNN은 이번 사태로 팔레스타인인이 최소 17명 숨지고 1400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부상자 중 758명은 실탄 사격을 당했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당국은 그 다음 날을 ‘전국 추모의 날’로 선포, 가자에서 합동 장례식을 치렀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이번 무력진압의 정당성을 거듭 주장했다.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는 가자를 통치해온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인 하마스가 폭력 사태를 키우기 위해 민간인들을 이용했다고 비난했다.

또 이스라엘은 가자에서 숨진 이들 중 최소 8명은 하마스 대원이며 다른 2명도 가자에서 활동하는 다른 무장단체 조직원들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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