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금속노동조합 금호타이어지회가 1일 오전 광주 광산구 광주공장 광장(총 12개 투표소)에서 해외매각 찬반 투표를 벌이고 있다. (출처: 뉴시스)
전국금속노동조합 금호타이어지회가 1일 오전 광주 광산구 광주공장 광장(총 12개 투표소)에서 해외매각 찬반 투표를 벌이고 있다. (출처: 뉴시스)

총 2987명 중 60.56% 동의

더블스타, 6463억원 투자해

채권단, 2000억원 신규대출

광주·곡성공장 생산성 4.5%↑

[천지일보=정다준 기자] 금호타이어 노조가 실시한 해외매각 찬반투표에 과반 이상이 찬성표를 던지면서 중국 타이어업체인 더블스타로의 매각이 사실상 확실해졌다.

금호타이어는 1일 하루 공장가동을 멈추고 노조를 대상으로 ‘경영정상화 노사 특별합의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오전 9시 광주공장 광장에서 광주·곡성공장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고 오전 10시부터 낮 12시까지 2시간 동안 찬반투표를 실시했다. 투표방식은 투표용지에 직접 기표하는 방법으로 진행됐고 장소는 광주공장 광장에 6개 투표소, 경기 평택공장에 설치된 투표소를 통해 이뤄졌다.

이날 광주공장에서는 광주·곡성공장 조합원 3000여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경기 평택공장 조합원 40여명은 현지 공장에서 자체 투표를 실시했다. 그 결과 총 2987명(광주 1471명, 곡성 1478명, 평택 38명) 중 2741명(91.76%)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60.56%(1660명), 반대 38.38%(1052명)로 집계됐다. 공장별 찬성인원은 광주공장이 1363명 중 864명(63.38%), 곡성공장 1346명 중 771명(57.28%), 평택공장 32명 중 25명(78.12%)이다.

이로써 금호타이어 노사가 하루 전 46차 본교섭을 통해 잠정 합의한 ‘경영정상화를 위한 노사특별합의서(더블스타 자본 유치 등)가’ 본격 시행된다.

합의서에는 상여금 일부를 자진 반납하는 등의 경영정상화 방안도 담겨있다. 노조는 앞으로 2년간 상여금의 약 1/4을 반납하고 2017~2019년 임금을 동결하기로 했다. 또 광주·곡성공장의 생산성을 4.5% 향상하고 공장 휴무일을 40일로 정했다. 이중 무급휴무 20일에 나머지 20일은 통상임금의 50%만 지급하는 데 합의했다. 복리후생 항목 일부도 중단된다.

정송강 금호타이어지회 곡성지회장은 “조합원의 총의를 존중한다”며 “앞으로의 일정은 총회 결과에 따라 사측과 협의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찬성이 나왔지만 먹튀나 고용불안에 대한 부분들은 제도적으로 마련해야한다”며 “정부나 채권단도 금호타이어 정상화에 합의한 합의사항대로 이행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백훈선 금호타이어 노사협력담당 상무는 “회사의 생존과 정상화를 위해 현명한 판단을 해준 사원들에게 감사하다”며 “광주 지역민들에게는 죄송하다는 말씀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생산·판매 모든 부문에서 회사를 재정비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잠정적으로 합의한 자구안, 산업은행(산은)으로부터의 자금수혈, 사원 급여 연체분(3급) 지급 등을 조속히 해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채권단은 이날 찬성된 경영정상화 방안을 두고 2일 금호타이어와 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유상증자는 물론 3년 고용보장, 더블스타 3년·채권단 5년 지분매각 제한 등도 확약한다. 또한 더블스타와 투자유치 본계약을 체결한다. 주채권은행인 산은 관계자는 “조만간 본계약을 맺는다”고 말했다. 이르면 이번 주, 늦으면 다음 주로 예상된다.

앞서 채권단과 맺은 자율협약 종료일인 지난달 30일, 해외매각 반대를 외치던 노조가 찬반투표로 입장을 급선회했다. 이날 오전 3차 총파업까지 들어갔던 노조의 이 같은 변심은 법정관리로 갈 경우 불확실한 고용안정과 협력사 및 대리점의 줄도산 우려 등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조삼수 노조 대표지회장은 “더 이상 동지들을 불안하고 고통스럽게 하지 않겠다”면서 “지난 24일 국내 인수 (의사를 밝혔던) 업체도 포기의사를 밝혀 어젯밤 (투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청와대와 정부가 노사 협의 없이는 법정관리도 불가피하다고 압박한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정부는 절대로 정치적 논리로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겠다”며 “정치적인 개입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금호타이어와 지역경제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이대로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되면 지역 일자리 30~40%가 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조의 입장 선회로 노사는 ‘경영정상화 추진을 위한 노사정·채권단 긴급 간담회’를 열고 자율협약 종료 3시간 전인 오후 8시 57분께 ‘노사정-채권단’ 합의안을 타결했다. 간담회에는 최종구 금융위원장, 이인호 산업부 차관, 이동걸 산은 회장, 김종호 금호타이어 회장과 조삼수 노조 대표 지회장, 문성현 노사정위원장, 윤장현 광주시장 등 9명이 참석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