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소공녀’ 이솜. (제공: CGV아트하우스)
영화 ‘소공녀’ 이솜. (제공: CGV아트하우스)

 

영화 ‘소공녀’서 ‘소확행’적 삶 사는 미소 역 맡아

위스키 등 좋아하는 것 위해 과감하게 집 포기해

‘인생 캐릭터’ 만난 이솜 특유의 분위기·개성 뽐내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청춘 판타지 영화 ‘소공녀’가 유니크한 소재와 독보적인 캐릭터로 답답한 현실을 반영하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게 만들어 관객에게 소소한 위로를 선사한다.

지난달 22일 개봉한 ‘소공녀(감독 전고운)’는 좋아하는 것을 위해 과감히 집을 포기하고 친구들의 집을 전전하며 자신만의 방식대로 살아가는 현대판 소공녀 ‘미소(이솜 분)’의 도시 하루살이를 그린다. 가사도우미 3년 차인 미소는 대표적인 소확행적 삶을 사는 캐릭터다. 일당 4만 5000원으로 약값, 담뱃값, 위스키값 그리고 사랑하는 남자친구 ‘한솔(안재홍 분)’만 있으면 행복하다고 말한다. 해가 바뀌고 좋아하는 것들의 값이 오르자 안정적인 삶을 꿈꾸는 사람들과 반대로 미소는 과감하게 집을 포기한다.

좋아하는 것을 위해 자발적 홈리스가 된 미소 역을 맡은 건 배우 이솜이다. 모델 출신인 이솜은 특유의 신비스러운 분위기와 개성으로 뮤직비디오와 광고에 출연하며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다. 본격적으로 배우의 행보를 걷게 된 건 영화 ‘맛있는 인생(2010)’부터다.

이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2011)’ ‘하이힐(2014)’ ‘산타바바라(2014)’ 등 다양한 작품에 도전하며 차근차근 충무로 기대주로 떠올랐다. 특히 ‘마담 뺑덕(2014)’에선 정우성과 파격적인 멜로 연기를 선보여 제15회 디렉터스컷 시상식에서 올해의 여자 신인연기자상을 받는 등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최근엔 드라마 ‘이번 생은 처음이라(2017)’를 통해 당당한 청춘의 아이콘으로 등극했다.

영화 ‘소공녀’ 이솜. (제공: CGV아트하우스)
영화 ‘소공녀’ 이솜. (제공: CGV아트하우스)

 

이번 영화에서 이솜은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고 할 정도로 완벽하게 미소로 분해 언론과 대중들에게 극찬을 받고 있다. 최근 서울 중구 CGV 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에서 이솜을 만나 인생 캐릭터를 만난 소감을 들어봤다.

다음은 배우 이솜과의 일문일답.

-‘미소’가 인생 캐릭터, ‘소공녀’가 인생작품이라고 많이 하는데 소감은.

제가 인생을 30년도 안 살아봐서 인생 캐릭터라고 하는 게 부끄럽다. 그만큼 만나기 쉽지 않은 매력적인 캐릭터라고 생각해서 붙여 주신 것 같다.

-영화에 출연하게 된 계기는.

광화문시네마 영화를 보고 ‘소공녀’의 쿠키 영상이 나왔는데 눈길이 갔다. 쿠키 영상 때문에 완성된 작품인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 흡연과 위스키를 좋아하는 30대 여자여서 30대 중반 이상의 배우들을 캐스팅하고 있다고 들었다. 30대 이후 배우를 찾기 쉽지 않았는지 연령대를 낮춰서 저에게 시나리오가 왔다.

-미소는 어떤 캐릭터인가.

제가 생각했을 때 미소는 멋진 친구다. 주변에 많이 있을 법한 친구인데 현실에서 이런 친구는 굉장히 드물게 있다. 제가 생각해도 비현실적인 느낌이 들었다. 사람이 가진 작은 조각을 극대화한 느낌이다. 그래서 미소 주변 친구들과 미소가 대비되는 모습으로 영화를 현실적이게 보여주는 것 같다.

영화 ‘소공녀’ 이솜. (제공: CGV아트하우스)
영화 ‘소공녀’ 이솜. (제공: CGV아트하우스)

 

-과감하게 집을 포기하는 미소가 이해되는가.

일일이 질문하면 끝도 없다. 미소를 그 자체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려고 했다. 그러는 순간 미소에게 질문할 필요가 없어졌다.

-미소를 연기하면서 어렵거나 부담스러웠던 점은.

연기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으신데 전 작품들보다 부담감이 덜 했다. 즐기면서 했다. 현장이 좋았고 즐거웠고 촬영장 갈 때마다 기분이 좋았다.

가장 중점 둔 부분은 아무래도 미소가 중심을 이끌어가는 인물이기 때문에 친구들을 찾아갔을 때 그들과 정말 친구처럼 보였으면 했다. 상황이 여의치 않은 미소가 친구들에게 폐가 되지 않았으면 했다.

-미소가 좋아하는 위스키 원래 좋아하나.

‘소공녀’를 촬영하면서 위스키를 먹게 됐다. 그리고 감독님이 가장 좋아하는 술 중 하나다. 미소가 위스키를 좋아하기도 해서 감독님과 자주 먹었다. 감독님께선 상징적인 것을 넣고 싶으셨던 것 같다. 감독님은 ‘미소가 가진 건 없어도 취향은 확실하고 고급스럽고 귀족다웠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그래서 위스키가 상징적으로 돋보이고 부각될 수 있었다.

-미소처럼 본인이 좋아하는 것은.

커피랑 영화. 영화관에서 영화 보는 시간이 너무 좋다. 친구들과 자주 못 만나는데 친구들과 만나서 수다 떠는 여유가 좋다.

영화 ‘소공녀’ 이솜. (제공: CGV아트하우스)
영화 ‘소공녀’ 이솜. (제공: CGV아트하우스)

 

-남자친구 한솔은 미소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그런 한솔을 미소는 사랑한다. 이런 남자친구 이해되나.

전 이해가 됐다. 한솔이는 미소가 가진 게 있어서 좋아하는 것이 아니다. 한솔이의 이런 순수한 모습이 좋다. 한솔이는 멋있는 남자다. 한솔이 같은 남자라면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영화에 나온 이후 미소의 삶은 어떨까.

미소는 계속 자신이 좋아하는 걸 지키면서 살 것 같다. 그게 미소가 불행하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그랬으면 좋겠다. 결말도 마음에 든다. 관객마다 결말을 다르게 생각하시는데 그런 점이 재밌다.

-지금까지 맡은 역할이 평범하지 않다. 앞으로 하고 싶은 캐릭터는.

지금까지 다양한 캐릭터를 했다. 그동안 저는 이솜이라는 배우 자신에 대해 알아가고 있었던 것 같다. 어느 위치를 생각하고 연기 생활을 해본 적은 없다. 매 순간 들어온 작품에 감사하고 잘 해내고 싶다. 연기는 하면 할수록 어렵고 계속 공부해야 한다. 그래서 계속 도전하고 싶다. 작품이 들어오면 전 작품과 비교해 캐릭터를 보고 도전할 수 있는가를 먼저 본다. 나중엔 역할로 기억되는 배우가 되는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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