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9시 46분께 충남 아산시 둔포면 신남리 43번 국도에서 25t 트럭이 개를 포획하려고 도롯가에 주차한 소방펌프 차량을 추돌하면서 여성 소방관 1명과 소방관 임용 예정 여성 교육생 2명 등 모두 3명이 숨졌다. 사고 현장에 종잇장처럼 구겨진 소방펌프 차량이 세워져 있다. (출처: 연합뉴스)
30일 오전 9시 46분께 충남 아산시 둔포면 신남리 43번 국도에서 25t 트럭이 개를 포획하려고 도롯가에 주차한 소방펌프 차량을 추돌하면서 여성 소방관 1명과 소방관 임용 예정 여성 교육생 2명 등 모두 3명이 숨졌다. 사고 현장에 종잇장처럼 구겨진 소방펌프 차량이 세워져 있다. (출처: 연합뉴스)

도로 위 개 구조하려다 참변

“소방관 스스로도 안전 고려”

“국민 의식 수준 성숙해져야”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동물을 구조하기 위해 출동했던 소방관 1명과 예비 소방 실습생 2명이 차량 추돌로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소방관 안전에 대한 재고와 소방관의 관점에서 소방 활동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30일 오전 9시 46분경 충남 아산시 둔포면 신남리 43번 국도에 주차돼 있던 아산소방서 소방펌프 차량을 25t 트럭이 뒤에서 추돌했다. 이 사고로 소방관 A(29, 여)씨와 소방관 임용 예정 교육생 B(23, 여)씨, C(30, 여)씨 등 모두 3명이 숨졌다.

아산소방서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은 “개가 줄에 묶여 도로에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현장에 도착한 이들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소방관의 안전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안전학과 교수는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동물이라도 위해되는 상황이라면 소방관이 출동해야 하는 것이고, 또 그렇기 때문에 현재 소방관은 화재와 같은 매우 급박한 상황이 아닌 일반 생활안전까지도 책임지고 있다”면서 “하지만 소방관들은 정작 자신의 안전을 위한 권리를 스스로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공 교수는 시민들이 문이 잠긴 상태에서 열쇠를 잃어버린 상황을 맞았거나 자신이 기르는 애완동물이 구조물에 끼이는 사고가 났을 때 ‘119’를 찾는 부분에 대해 그 만큼 소방관이 국민의 인식 속에 가까이 있다는 긍정적인 의미로 해석했다. 하지만 그는 소방관이 국민의 인식 속에 가까이 있는 만큼 소방관의 안전에 대해 국민의 의식 수준도 조금 더 성숙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 교수는 화재가 발생해 곧 무너질 위기에 있는 건물에 대한 화재진압과 인명구조 상황을 예로 들면서 “이러한 상황 속에서 소방관이 배운 대로 한다면 건물 안으로 들어가지 않는 것이 맞다”면서 “하지만 소방관은 국민 여론을 의식해 올바른 판단을 내리기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소방관 본인의 상황판단 하에서 진입하지 않을 상황이 있는데 여론을 의식해 소방관이 스스로의 안전을 위협하는 일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공 교수는 성숙한 시민 의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엄연한 법이 있고 규정이 있음에도 여론을 의식해 소방관 스스로 자신의 권리를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소방관이 스스로의 안전에 대해 책임질 수 있도록 시민들의 의식 수준도 한층 더 높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도 소방과 관련한 법이나 규정을 좀 더 명확하게 만들어서 확실한 판단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며 “소방관이 안전해야 국민의 안전도 지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창우 안전사회시민연대 대표는 “(안전을 택하는) 소방관의 자체적인 판단을 전적으로 존중해야 한다”면서 “여론의 질타로 인해서 이분들의 생명이 위험해진다는 것은 생명 안전의 기본 취지에도 어긋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동안 많은 소방관이 희생됐다”며 “소방관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처우 개선은 물론 인력 충원이나 장비의 현대화 같은 조치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소방관이 처리해야 할 분야가 많다고 설명하면서 “모든 분야에 소방관이 다 다루고자 한다는 것도 문제가 있다”면서 “소방관에게는 긴급한 업무만을 주로 담당하게 해서 안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사안은 다른 직군을 뽑아서 해결하도록 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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