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오하이오주 리치필드의 한 훈련시설에서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2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오하이오주 리치필드의 한 훈련시설에서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우리는 FTA 협상을 북한과의 협상이 끝날 때까지 미룰 수도 있다”고 밝혔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한미FTA(자유무역협정)와 북미대화의 ‘연계’를 시사했다.

양국이 이미 사실상 타결했다고 발표한 한미FTA를 북한과의 협상 이후로 미룰 수 있다고 한 ‘폭탄 발언’으로 이후 구체적인 설명이 없어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오하이오 주에서 가진 연설 중 북한과 협상이 끝날 때까지 한미 FTA 개정 합의를 연기할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이것이 매우 강력한 카드이기 때문”이라며 “나는 모든 사람이 공정하게 대우받기를 원한다”고 말하고 발언에 대한 배경 등은 설명하지 않았다.

한미FTA를 겨냥한 발언인지, 북미 협상을 위한 포석인지 미국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 발언에 대해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 가운데 상대방이 깜짝 놀랄만한 엄포를 놓은 후 이를 협상에 이용하는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지렛대 협상 기법’이라는 분석이 다수 나오고 있다. 뉴시스에 따르면 AP통신은 “북한과의 회담에서 더 큰 지렛대를 확보하기 위해 한국 정부와 합의한 FTA 개정 연기를 시사한 것”이라고 봤다. 미국이 주도하는 대북협상에 한국 정부가 따라오도록 한미FTA 카드를 썼다는 의미인 셈이다. 통신은 또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한국을 ‘협박’했다고도 언급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협상에 한미FTA를 지렛대로 삼겠다고 위협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FTA에서 더 많은 것을 얻어내기 위해서라는 해석도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연설에서 한미 FTA 개정이 미국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며 “새로운 무역 협정을 승인하기 전 한국으로부터 조금 더 얻어내겠다고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경합주인 오하이오에서 표심을 끌어오기 위한 전략적 발언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은 선거 유세를 연상케 했다”며 “한미 FTA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체결됐고 2010년 마지막 협상 때 힐러리 클린턴이 국무부 장관이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 협상을 ‘힐러리 스페셜’이라고 비판했다”고 지적했다.

한편으로는 단순히 연설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한 발언이었다는 시각도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에도 주한미군을 철수 할 수 있다는 돌발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사태가 커지자 백악관은 이에 대해 공식 부인하는 입장을 내기도 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에 대해 “한미는 원칙적으로 새 FTA 협상에 도달했다”면서도 이를 마무리 하는 시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결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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