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아동학대 뉴스가 잊을만하면 터져 나온다. 이번엔 청주 모 어린이집 원장이 3세 미만의 원아 4~5명을 손과 발로 폭행한 사실이 내부고발을 통해 드러났다. 얼마나 심했으면 내부 직원이 구청에 신고한 것이다. 확보된 CCTV 동영상을 보면 문제의 원장은 선반위에 올라간 아이의 귀를 잡고 사정없이 흔들거나, 아이를 내팽개치고 따귀를 때리기도 한다. 피해 아동들은 발달장애나 다문화가정의 아이들로 전해졌다. 피해 아동의 아버지는 “처음에 맞고 그다음에 토하고. 토하고 나서 또 맞았다”면서 분통을 터트렸다. 영상을 본 다른 부모들 역시 경악했다. 

어린이집 교사들의 아동학대가 사회 이슈화 되면서 대책으로 나온 것이 CCTV 의무설치다. 그러나 지금껏 아동학대가 드러난 곳에 모두 CCTV가 있는 것을 보면 CCTV는 그다지 실효성 있는 장치가 아니라 할 수 있다. 어린이집은 단순 보육센터가 아니라 기나긴 평생교육 과정 중 첫 단계인 유아교육을 제공하는 곳이다. 이 시기 교육은 유아의 지적 발달뿐 아니라, 신체적·정서적·사회적 발달에 매우 큰 영향을 끼친다. 이 때문에 이 시기에는 인격적으로 성장한 이들의 돌봄이 반드시 필요하다. 어린이집 아동학대 근절 대책도 교사의 인성과 자질 강화에 기초해야 한다. 

연령에 따른 고통지수 실험결과에서 어릴수록 고통을 크게 느끼는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또 학대를 당한 아이들은 치료 후에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으로 지속적인 불안감과 공포심을 갖게 된다고 한다. 고통을 표현 못하는 어린이들이 존중 받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은 오롯이 어른들과 국가의 몫이다. 그 대책은 현장 진단에서 출발해야 한다. 정부는 정책을 위한 정책을 만들 것이 아니라 부모와 현장의 의견을 수렴한 실효성 있는 정책을 중장기로 수립해야 한다. 우리나라 아동학대 예방사업에는 ‘단발성 대책’만 있고 ‘온전한 정책’은 없다는 전문가들의 뼈있는 지적을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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