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천안함 폭침 재수사 요청 게시물. (출처: 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지난 2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천안함 폭침 재수사 요청 게시물. (출처: 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영상전문가 “증거 영상, 모니터를 따로 찍은 것”

천안함 인양업체 대표 “어뢰 폭발에 고막 멀쩡”

과거 음모론과 대동소이… 합동조사단 “북한소행”

[천지일보=이민환 기자] 지난 28일 방송된 KBS2 ‘추적60분’에서 ‘8년 만의 공개, 천안함 보고서의 진실편’이 방송되면서 뒤늦게 천안함 폭침에 대한 재수사 국민 청원이 잇따르고 있다.

방송에는 사건 당일 천안함 내부에 설치된 CCTV(폐쇄회로) 복원 영상이 최초로 공개되면서 그동안 제기된 의혹들을 더욱 증폭시켰다. 특히 당시에도 많은 의혹이 있었고, 그중 일부는 해소되지 않기도 했기 때문이다.

해당 CCTV 영상은 지난 2012년에 열린 신상철 서프라이즈 대표의 천안함 관련 명예훼손 사건 공판에서 국방부가 법정에 제출한 증거다.

방송에서는 제작진이 영상 분석 중 사건 당시 백령도 부근 파고가 높아 구조가 어려웠다는 보고서와 달리 후타실 내 승조원들의 흐트러짐 없는 모습과 주위 물건 역시 미동이 없는 것에 의혹을 제기했다.

KBS2가 지난 28일 방송한 ‘추적60분’. (출처: KBS2 캡처)
KBS2가 지난 28일 방송한 ‘추적60분’. (출처: KBS2 캡처)

당시 사고 당일에는 파고 2.5m로 구조가 힘들었던 상황이다. 김남오 인천해경 501함 갑판장은 “파고가 3m 정도 돼서 접근하기가 상당히 어려웠다. 그래서 거기 있는 승조원들이랑 합동으로 해서 순차적으로 구조했다”라고 브리핑했기 때문이다.

또 방송에서 영상 전문가의 의견에 따르면 영상이 격자 모양으로 원본이 아닌 모니터 영상을 찍은 것으로 분석하면서 국방부의 발표에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천안함 함수 인양업체 대표 전중선씨는 “거기 살아있는 사람들이 다들 깨끗하게 나왔다. 살아있는 사람은 고막이 다 터져야 한다. 물속에서 쿵 하고 울려버리면 순간적으로 어뢰나 뭐를 맞으면 쾅 하고 터져서 사람 장기가 버티질 못하고 터져버린다”라고 주장하면서 의문을 제기했다.

실제 생존 장병들은 폭발로  고막 손상과 같은 상처가 생기지 않았으며 사망자들의 사인도 다른 외상이 아닌 익사로 밝혀졌다.

다만 방송에서 제기된 의혹들은 과거 천안함 폭침 당시 제기됐던 음모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점과 국내외 전문가들이 모인 합동조사단에서 ‘북한소행’이라고 못 박았으므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함정에서는 잦은 롤링(x축 방향 진동)과 피칭(y축 방향 진동)에 대비해 모든 물건을 벽이나 바닥에 고정해두고 있으며 1~2m의 파고에선 숙련정도에 따라 큰 흔들림 없이 움직일 수 있다.

또 어뢰의 폭발에 고막이나 내장이 손상되지 않는 이유는 진동이 매질에 따라 전해지는 에너지양이 달라져 함내 승조원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 수도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숱하게 벌어진 해전에서 많은 승조원이 탄 군함이 어뢰에 피격됐음에도 고막이나 내장 손상 없이 임무를 수행했던 전례도 있다.

이런 의혹에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 천안함 재수사 요구하는 글이 올라오자 국방부는 북한의 어뢰 공격에 의한 것이라는 민·관 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를 신뢰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29일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천안함 피격사건 원인 규명에 관해서는 당시 민·관 또 군인, 외국 전문가들까지 포함해 합동조사단을 편성해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조사를 했다”며 “국방부는 민·군 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를 신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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