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 2월 28일 당국이 야당의 선거유세장에 가지 못하도록 일요일에 등교 조차를 한 데 반발해 대구 8개 고교학생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제공: 대구시청)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29
1960년 2월 28일 당국이 야당의 선거유세장에 가지 못하도록 일요일에 등교 조차를 한 데 반발해 대구 8개 고교학생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제공: 대구시청)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29

국채보상운동·2.28민주운동 기념해 ‘대구시민주간’ 지정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 통해 대구 정신 계승·발전 나설 것”

대한민국이 위기에 처했을 때 변화와 혁신을 선도해온 국채보상운동, 2.28민주운동을 이끈 대구광역시가 ‘대구 정신’을 계승·발전시키는데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국채보상운동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 유산으로 등재된 데 이어 2.28민주운동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되는 등 국내외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는 대구 정신을 계승, 재도약의 기회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먼저 대구시는 국채보상운동이 시작된 2월 21일과 2.28민주운동이 시작된 2월 28일을 기념해 지난해부터 2월 21~28일을 ‘대구시민주간’으로 지정해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달 ‘2018대구시민주간’에서는 ‘대구시민정신 세계로, 미래로!’라는 슬로건 아래 ▲대구정신 발견 ▲대구만의 강점발굴을 통한 자긍심 고취 ▲흥과 끼가 넘치는 대구시민의 예술성 발휘를 주제로 시민들의 참여가 두드러졌다.

이 가운데 국채보상운동의 역사적 장소를 탐방하는 ‘국채보상운동의 발자취를 따라서’ 순례프로그램이 눈길을 끌었다.

국채보상운동은 지난해 10월 유네스코에서 세계기록유산으로 최종 등재가 결정되면서 대구 시민의 자긍심을 한껏 드높였다. 1907년 일본의 경제주권 침탈에 대응해 나랏빚 1300만원을 갚기 위해 빈부귀천, 남녀노소, 종교사상을 뛰어넘어 전 국민이 참여한 국채보상운동은 대구에서 시작해 전국으로 확산됐다. 유네스코는 국채보상운동이 19세기 말 제국주의 열강에 대응해 가장 앞선 시기에 범국민기부운동을 바탕으로 나랏빚을 갚고자 한 국권수호운동이라 점을 높이 평가했다.

또한 국채보상운동이 발생한 이후 중국·멕시코·베트남 등 타 국가에서 유사한 외채상환운동이 일어났다는 점도 강조됐다. 국채보상운동은 오늘날까지 그 정신이 이어져 오고 있으며, 경제 위기에 직면한 국가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는 점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국채보상운동 정신은 1997년 IMF 경제위기 당시 전 국민이 참여한 ‘나라살리기 금 모으기 운동’으로 승화돼 경제난 조기 극복에 크게 기여해 전세계를 놀라게 한 바 있다.

대구시민주간 중 경북고 등 8개 고등학교, 시민 등 1000여명이 참여한 ‘2.28민주운동 재현행사’도 관심을 모았다.

2.28민주운동은 1960년 2월28일 당시 자유당 정권의 독재와 부정부패에 항거해 경북고, 경북대사대부고, 대구고, 대구상고(현 대구상원고), 대구공고, 대구농고(현 대구농업마이스터고), 경북여고, 대구여고 등 8개 고교 학생들이 일으킨 우리나라 최초의 학생 민주운동이다. 이후 다른 도시의 민주화운동으로 확산돼 3.15의거와 4.19혁명의 기폭제가 됐다.

2.28민주운동 행사는 발생 58년만인 지난달 6일 국가기념일로 지정돼 올해부터는 전국적인 범위에서 기념식을 거행하게 됐다.

대구시는 올해 시민들이 민주 의식 고취, 2.28정신 계승을 위해 지역 언론계, 경제계 등에서 모금한 건립 후원금으로 2.28기념중앙공원에 ‘2.28찬가 노래비’를 설치하기도 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지난해와 올해 대구의 자랑스런 시민정신이 국내외적으로 인정을 받았다”며 “앞으로 우리의 자랑스러운 시민정신을 고양하는 대구현창사업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28 민주운동 직후 여학생들이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제공: 대구시청)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29
2.28 민주운동 직후 여학생들이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제공: 대구시청)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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