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진스님 퇴진” 설봉스님, 단식농성 7일째 병원 긴급 후송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선학원 이사장 법진스님의 퇴진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을 하던 기원정사 설봉스님(71)이 27일 오후 병원으로 후송됐다. 지난 21일 단식에 들어간 지 7일만이다.

전국비구니회장 육문스님은 이날 오후 ‘선학원의 미래를 생각하는 분원장모임(선미모)’ 설봉스님이 단식 중인 선학원을 찾아 기력이 급격히 쇠약해진 스님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원정사 신도인 황우석 박사도 설봉스님의 단식 중단을 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긴급 출동한 119 구급요원은 고령의 설봉스님에 대해 “혈압과 혈당 등에서 큰 이상은 없는 것 같다”는 소견을 밝히고 스님을 서울 모 병원으로 후속했다.

전날 설봉스님은 선학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단식 농성에 대한 입장과 법진스님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설봉스님은 기자회견문에서 “나는 법진스님 개인에게는 어떠한 사적 감정도 없다. 공직 사퇴를 주장하는 것은 법진스님이 이사장으로서 자격이 없기 때문”이라며 “성추행으로 징역형까지 받은 사람은 승려자격도 없다고 할 것인데 어떻게 이사장을 할 수 있겠나. 이것은 상식적인 문제”라고 밝혔다.

스님은 법진스님의 퇴진 없이는 단식을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거듭 피력했으나, 단식 7일째 기력이 급격히 떨어지며 주위의 권유로 병원 이송을 결정하게 됐다.

선학원 앞에서 농성을 계속 이어가고 있는 선미모 측은 향후 시위 방향에 대해 대책을 논의 후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