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윤 소설가

 

황건적의 잔당 한충은 대패해 도망쳐 들어간 완성이 포위돼 보급로가 끊어져 위기에 처하자 주전에게 항복을 청했으나 거절당했다. 주전은 유비의 의견을 받아들여 동북쪽의 군사를 철수하자 그 틈으로 도망을 쳤다. 황건적 잔당인 조홍, 손중이 완성을 탈환하자 주전은 10리 밖으로 군사를 물리고 진을 치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동쪽에서 한 떼의 군마가 관군을 구원하기 위해 들이닥쳤다. 주전이 말을 타고 진머리에 나가 맞이하니 한 사람의 젊은 장수가 마상에서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주전이 바라보니 넓은 이마와 너그러운 얼굴에 몸은 호랑이 체격이요. 허리는 곰의 형국이었다.

“소장은 오군 부춘에 사는 손견인데. 자는 문대라 합니다. 정병 일천오백을 거느리고 장군을 도우러 왔습니다.”

주전은 손견의 인사를 받자 크게 기뻐했다.

“멀리, 나를 도우러 오셨으니 감사하오.”

주전은 손견의 손을 잡고 장대로 올랐다.

원래 손견은 춘추열국 때 명장으로 이름 높았던 손무자의 후손이었다. 나이 17세에 아버지와 함께 전당호로 놀러 나갔다가 호숫가에서 해적 10여명이 장사꾼들의 재물을 약탈해 나눠 갖는 꼴을 보자 의분을 참지 못해 칼을 빼어들고 호통을 쳤다.

“여봐라! 해적 놈들을 모조리 붙들어 결박하라!”

마치 뒤에 수백명의 군졸이 매복하고 있는 것처럼 호령하는 시늉을 했다.

해적들은 손견의 풍모와 일갈대성에 놀라 단번에 겁을 집어먹고 재물을 팽개치고 줄행랑을 놓았다. 손견은 줄행랑을 놓는 해적을 쫓아가 칼을 휘둘러 한 놈의 목을 단숨에 베어 버렸다. 어린 소년의 지혜로 해적 10명을 단신으로 쫓아버린 것이었다. 그 사건으로 손견의 이름은 온 고을에 자자하게 퍼졌다.

손견은 그 뒤에 발신해 교위가 됐다.

때마침 회계에서 허창이라는 자가 반란을 일으켜서 자칭 양명 황제라 칭하고 수만명의 적도를 거느리고 있었다. 손견은 사마와 함께 고을의 청년 병사 천여명을 모아 허창의 공격을 무너뜨리고 허창과 그의 아들 허소의 목을 베었다.

회계군의 자사 장민이 상소를 올려 손견의 공을 아뢰니 조정에서 손견에게 염독승의 벼슬을 제수하고 다시 우이승과 하비승을 제수시켰던 것이다.

손견은 황건적이 일어나자 고을마다 청년들에게 격문을 돌려 의병을 모은 후에 다시 장사치들에게 의연금을 거두어 회와 사의 정병 1500을 얻은 후에 주전을 도우러 온 것이었다.

주전은 손견의 구원병을 흔연히 맞아들인 후에 손견과 현덕에게 영을 내렸다.

“손견은 남문을 공격하고 현덕은 북문을 치고. 나는 서문을 공격하겠다.”

손견과 현덕은 명령을 받아 제각기 군마를 거느려 공격 장소로 나아가고 주전은 스스로 군마를 거느리고 서문을 공격했다. 동문 한 곳을 제외한 것은 일부러 적으로 하여금 패주할 길을 열어놓은 계략이었다. 손견은 먼저 산등성에 올라 적의 무리 20여명을 단숨에 베니 적들은 황망해 어지럽게 달아났다. 적장 조홍은 그 꼴을 보자 급히 말을 달려 손견을 공격했다. 손견은 성 위에서 몸을 날렵하게 뛰어내려 창으로 조홍을 찔러 말 아래로 떨어뜨렸다.

황건적 손중은 적도들을 이끌고 북문으로 내달렸으나 쌍고검을 든 현덕의 군사들을 바라보자 싸울 생각은 애초부터 사라졌고 도망갈 궁리만 간절했다. 손중은 현덕이 급히 쏜 화살에 명치를 맞아 말에서 떨어져 죽어 버렸다.

손견과 현덕은 남문과 북문을 공격해 들어가니 주전은 대군을 이끌고 서문을 깨치고 성안으로 물밀듯이 들어갔다. 조홍과 손중을 잃은 황건적들은 물 끓는 가마솥에 고기 뛰듯 어지러웠다. 주전의 군사들은 수만명의 적도를 죽였으며 스스로 항복하는 자도 수만명이나 됐다. 남양 일대의 10여 골이나 평정되니 이제는 황건적의 그림자도 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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