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울산시장 측근과 관련된 비리로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자 자유한국당이 국가기관인 경찰과 전면전을 불사하고 있다. 한국당 울산시당이 경찰의 김 시장 측근 수사와 관련해 공작수사 저지 규탄대회를 개최하는가 하면 기자회견과 항의 방문, 1인시위에다가 집회까지 집중 포화를 퍼붓고 있는 중이다. 당 대표, 원내대표, 대변인 등이 나서서 경찰을 향해 위법하고 있다고 연일 항의하면서 수사를 지시한 황운하 울산경찰청장을 해임하고, 검찰더러 경찰 수사 관련자들을 모두 현행범으로 긴급체포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 장제원 당 수석대변인이 지난 22일 내놓은 논평이 문제가 되고 있다. 장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경찰이 급기야 정신줄을 놓았다. 정권의 사냥개가 광견병까지 걸려 정권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닥치는 대로 물어뜯기 시작했다”고 하면서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이에 현직 경찰들이 성명을 내고 ‘정권의 사냥개’ ‘몽둥이가 필요한 미친개’라고 경찰을 비난한 장 대변인의 발언이 잘못됐다는 이유로 사과를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한국당은 정부·여당에 대해 저항정신을 드러낸 것이라 말하지만 막말 수준을 벗어날 수 없다.  

장 수석대변인은 공당의 대변인이다. 한국당의 입장에서는 6.13지방선거에서 울산시장 출마가 유력한 김 시장의 측근과 관련된 문제라서 물러설 수 없는 사안일 수도 있다. 그렇더라도 국가기관인 경찰을 대놓고 ‘미친개’로 몰아서는 안될 것이다. 이 말을 들은 14만 경찰관과 전직경찰, 그 가족들이 느끼는 모욕감은 얼마나 참담했을 것인가. 정권에 빌붙거나 잘못된 경찰이 없지는 않겠지만 불철주야 국민의 안전을 위해 근무하는 경찰관들이 대다수일 것이다. 

이 문제에 관해 국민 관심사가 크다. 서로 주장이 상반되는 제1야당과 경찰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진실이 명백하게 가려져야 한다. 한국당 주장처럼 경찰이 위법 수사하고 있는 ‘정치공작’인지, 아니면 시민사회가 주장하는 것처럼 전형적인 ‘지역 권력 비리’인지 국민은 궁금하다. 경찰에서는 정상적 수사라 하지만 지방선거를 앞둔 시기에 한국당이 정치공작이라고까지 내몰며 수사 자체를 거부하는 입장이니 검찰이 나서서 공정하게 수사를 매듭지어야 한다. 김 지사 측근 관련 울산경찰의 수사 의도가 암까마귀인지 수까마귀인지를 국민은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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