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북한전문매체 38노스가 공개한 지난달 25일자 영변 핵단지 상업위성 사진 (출처: 38North)
미국 북한전문매체 38노스가 공개한 지난달 25일자 영변 핵단지 상업위성 사진 (출처: 38North)

38노스 “관련 공사 눈에 띄게 더뎌져”
전문가 “과거에도 위장 비핵화 사례”

[천지일보=이민환 기자] 북한 풍계리의 핵실험장에서 2주 전부터 움직임이 상당히 둔화됐으며 관련 인부도 사라지고 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일각에서는 이런 정황에 대해 최근 한반도에 급격하게 조성된 평화무드의 영향으로 분석하고 있다.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23일(현지시간) 올해 3월 2일과 17일의 위성사진을 비교한 결과 공사가 눈에 띄게 더뎌졌고, 관련 인부도 줄었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 5일~6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이끄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사단은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만났다. 또 정 실장은 지난 8일 미국을 방문해 방북 결과를 설명했다.

대북 특사단이 북한과 미국을 방문하는 가운데 오는 4월 말 남북 정상회담, 곧이어 5월에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합의하면서 급격한 평화무드를 탔기 때문이다.

38노스는 남북간 고위급 회담이 진행되고, 북미 정상회담 제안이 나온 시기와 맞물린다며, 상당한 진전이 이뤄졌지만 이것이 잠정적인 것인지 아니면 계속 작업이 중단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최근 북한 언론에서 대남·대미 비판 성명을 자제해온 북한이지만, 24일 우리 군을 향해 비판 논평을 내면서 평화무드에 찬물을 끼얹는 모양새다.

대남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우리 군이 도입하는 장거리 공대지미사일 타우러스 추가 도입 등을 거론하며 “남조선에서 관계개선 분위기에 맞지 않는 무력증강 소동이 벌어지고 있어 내외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동족을 노린 무기 구입과 군사적 대결 책동에 계속 광분하고 있는 것은 겉으로는 웃음을 짓고 속으로는 도발의 칼을 벼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미국 NSC(안전보장회의) 보좌관으로 대북 강경파인 존 볼튼 전 유엔대사를 지정하면서 남북미 평화 무드에 흠이 갈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과거에도 비핵화 움직임을 보이는 듯하면서 몰래 핵 시설을 운영한 적이 있어 안심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핵 안보 전문가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은 지난 13일(현지시간) VOA(미국의 소리)에서 북한의 알려지지 않은 모든 핵 시설이 동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북한이 원심분리기 프로그램이 없다고 주장할 당시 미국은 북한 내 민감한 지역들에 사람들을 보냈었다”면서 “미국은 샘플을 채취하고 고농축 우라늄의 흔적을 찾아낸 바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38노스는 북한이 과거 5차례 지하 핵실험을 실시한 땅굴이 있는 북쪽 갱구는 작년 9월 핵실험 이후 그대로 버려진 것으로 판단했다.

핵 실험 여파로 터널 입구에서 흐르던 물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줄어든 정황도 지난 17일 위성사진에서 포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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