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이 인도 마트에 진열돼 있는 롯데주류 라후아(Rahua) 막걸리를 살펴보고 있다. (제공: 롯데주류)
고객이 인도 마트에 진열돼 있는 롯데주류 라후아(Rahua) 막걸리를 살펴보고 있다. (제공: 롯데주류)

롯데주류, 베트남·인도 진출

브랜드매장 오픈해 현지공략

공항면세점 입점해 신뢰확보

[천지일보=정인선 기자] 국내 주류업체들이 글로벌 시장 진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김영란법 시행 등으로 내수 시장은 위축된 데다 수입맥주·와인까지 빠르게 성장하면서 국내 영업상황이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가장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곳은 올해 소주 수출 50주년을 맞은 하이트진로다. 올해 기준 88개국을 대상으로 93개 브랜드(PB제품 포함)의 맥주, 소주, 막걸리 등을 수출하고 있으며 10년 전에 비해 수출국가수는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수출 10년째가 되던 1977년에는 우리나라 주류 수출실적이 총 161만 6357달러에 달했는데 이중 하이트진로는 40%인 64만 6439달러로 주류수출 1위 기업으로 올라섰다. 수출 30주년이었던 1998년에는 난공불락으로 불리는 일본시장의 장벽을 뚫고 ‘진로(JINRO)’ 소주로 톱 브랜드 등극에 성공했다.

지난해 국가별 수출현황을 살펴보면 일본이 56.6%로 가장 많았고 아시아태평양(동남아) 17.6%, 미주지역 12.6%, 중화권 9.4%, 유럽아프리카 3.8% 등이 뒤를 이었다. 2012년까지만 해도 일본이 80.6%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지만 최근에는 동남아 시장으로 소주수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 동남아의 높은 인구성장률과 한류열풍의 영향이다. 그 결과 지난해 동남아지역 소주수출액은 전년 대비 47%나 급증했다.

특히 동남아 중에서도 베트남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고 있다. 첫 수출국이었던 베트남에 2016년 법인을 설립하고 2년 만에 호치민 지사를 개설했다. 또한 지난해 10월 해외 첫 소주브랜드 전문점 ‘진로포차’를 오픈하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10월 베트남 하노이 시내에 오픈한 하이트진로포차 1호점. (제공: 하이트진로)
지난해 10월 베트남 하노이 시내에 오픈한 하이트진로포차 1호점. (제공: 하이트진로)

올해는 홍콩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홍콩 맥주수출액은 2012년 대비 7배 증가하는 등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힘입어 이달 1일에는 홍콩 젊은이들의 거리인 란콰이펑에 두 번째 해외매장인 ‘하이트진로펍’을 오픈했다. 또 지난 15일에는 싱가포르 창이, 인도네시아 발리, 미얀마 양곤 등에 이어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 면세점에 소주제품을 입점시켰다.

아울러 수출전용 맥주 ‘하이트 엑스트라 스트롱’을 출시하고 뉴질랜드와 두바이 등 중동공략을 강화했다. 이 같은 글로벌 판로 확대 노력으로 지난해 하이트진로 수출실적은 940억원을 기록하며 20년 전인 1997년 339억원에 비해 3배가량 성장했다.

롯데주류도 동남아에 공을 들이고 있다. 베트남, 태국, 싱가포르 등에 이어 올해 1월에는 캄보디아에 맥주 ‘클라우드’를 수출하기 시작했다. 현재 미국, 호주, 중국 등 전세계 20여국에 클라우드가 수출되고 있지만 올해는 특히 한류열풍으로 한국 술에 대한 호기심이 높아진 동남아 지역을 집중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동남아 공략의 일환으로 지난 16일에는 베트남 다낭 국제공항 신터미널 면세점에 소주 ‘처음처럼’을 입점시켰다. 롯데주류가 해외 면세점에 제품을 진출시킨 건 처음이다. 이번 면세점 입점을 통해 처음처럼 브랜드 인지도와 신뢰도를 높여 동남아 시장 확대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베트남 소주시장은 전체 동남아 소주시장의 33%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크고 주변국에 파급력도 크다. 처음처럼은 베트남에서 지난 5년간 연평균 약 27%의 성장세를 보였고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35% 증가한 300만병을 팔아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롯데주류가 지난 16일 베트남 다낭 국제공항 신터미널 면세점에 소주 ‘처음처럼’을 입점시켰다. (제공: 롯데주류)
롯데주류가 지난 16일 베트남 다낭 국제공항 신터미널 면세점에 소주 ‘처음처럼’을 입점시켰다. (제공: 롯데주류)

21조원 규모의 인도 시장도 노린다. 이를 위해 서울장수막걸리와 손잡고 ‘라후아(Rahua) 막걸리’를 출시, 3월부터 인도 북부 델리 지역 주요 편의점과 마트를 중심으로 본격 판매에 들어갔다. 라후아뿐 아니라 클라우드도 같이 수출하면서 향후 중·남부지역까지 채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가 인수한 제주소주도 몽골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몽골 수출 후 현지에서 일평균 100병 이상 팔리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제주소주는 향후 이마트가 진출해 있는 베트남 등 해외 주요 나라로도 수출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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