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강은영 기자] 이명박 전(前) 대통령의 구속영장이 발부된 가운데 23일 이 전 대통령이 서울 논현동 자신의 집에서 나와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23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이명박 전(前) 대통령의 구속영장이 발부된 가운데 23일 이 전 대통령이 서울 논현동 자신의 집에서 나와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23

민주당 “한국당, 사죄하고 국민에게 용서를 구하는 게 도리”
한국당 “적폐 청산 미명아래 정치보복… 3대 쇼로 국민 현혹”
바른미래 “전직 대통령이 깨끗하다면 정치보복은 될 수 없어”
민주평화 “MB 범죄는 당선무효… 관련 의혹 낱낱이 밝혀야”

[천지일보=이지예 기자] 이명박(MB) 전 대통령이 구속된 것에 23일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모두는 일제히 ‘사필귀정’이란 취지의 논평을 내놨다.

더불어민주당은 “법의 엄정한 심판”이라면서도 박근혜 전 대통령에 연이어 MB 구속 등 구속된 전직 대통령들의 소속 정당인 자유한국당 역시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참담함이 앞서지만, 대통령직을 사리사욕과 매관매직에 악용한 대가에 대해 법의 엄정한 심판이 필요하다”며 “자유한국당은 두 대통령의 구속 수감이 정치보복이라 주장하지 말고 역사 앞에 사죄하고 국민에게 용서를 구하는 게 도리”라고 말했다.

같은 자리에서 김태년 정책위의장도 “또 한 명의 전직 대통령이 구속된 것은 비극이다. 검찰조사에서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영장실질심사를 포기하는 등, 이명박 전 대통령이 보인 태도를 생각하면 구속영장 발부는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전날 MB구속 발표직후 민주당은 브리핑을 통해서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앞으로도 남아 있다. 부인인 김윤옥씨에 대한 뇌물 수수 혐의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의혹에 대해서도 사건의 실체를 규명해야 한다”고 김현 대변인은 전했다.

자유한국당은 MB 구속을 문재인 정부의 지방선거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홍준표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오로지 주군의 복수를 위해 물불 가리지 않고 적폐 청산의 미명아래 정치보복을 하는 것이라고 국민은 보지 않을까”라고 밝혔다.

이어 홍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국정 농단으로 탄핵하고 구속한 지금 또 한 분의 반대파 전직 대통령을 개인 비리 혐의로 또다시 구속하는 것이 나라를 위해 옳은 판단인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또 홍 대표는 “전·노(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를 구속할 때도, 노무현 전 대통령이 극단적 선택을 했을 당시까지도 국민은 정치보복 프레임까지로는 전직 대통령 관련 사건을 보지 않았다. 깨끗한 정치를 만들어 가는 과정으로 보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 대표는 “문재인 정권의 의도는 분명하다”며 “적폐 청산을 내세운 정치보복 쇼와 남북위장 평화 쇼, 그리고 사회주의 체제로 가는 헌법개정 쇼라는 3대 쇼로 국민을 현혹해 지방선거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MB구속 발표직후 한국당은 가장 모욕적인 방법의 구속이라고 참담한 심경을 밝혔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의도적으로 피의사실을 유포하여 여론을 장악한 후, 가장 모욕적인 방법으로 구속시켰다”며 “이 땅에서 전직대통령으로 살아가는 것이 이토록 어렵단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는 “문재인 정권이 이명박 전 대통령을 타깃으로 수사를 시작할 때부터 이미 예견된 수순이었지만 무척 잔인하다”면서 “훗날 역사가 문재인 정권과 그들의 검찰을 어떻게 평가할 지 지켜보겠다. 이명박 전 대통령을 끝으로 다시는 정치보복이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10일 오전 충남 천안시 세종웨딩홀에서 열린 충남도당·세종시당 신년인사회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10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10일 오전 충남 천안시 세종웨딩홀에서 열린 충남도당·세종시당 신년인사회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10

보수 야당으로 분류되는 바른미래당마저 이 전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와 관련해선 “마땅한 결과”란 반응을 내놨다.

바른미래당 박주선 공동대표는 이날 “3월 22일은 대한민국이 구속된 무술국치일이라고 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공동대표는 “일제가 국혼을 찬탈한 한일합방일을 경술국치라고 한다. 4번째 전직 대통령 구속이자 두 분(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동시에 구속수감된 것은 대한민국의 수치”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무리 정치보복을 하려고 해도 전직 대통령이 깨끗하다면 정치보복은 될 수 없다”며 “그런 점에서 정치보복이라는 이름으로 죄상을 호도해선 안 된다. 그러나 만일 정치보복의 일환으로 구속했다면 정치보복의 나쁜 관행을 뿌리 뽑기 위해서라도 바른미래당이 앞장서 시정하고 진상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민주평화당 조배숙 대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범죄는 당선무효에 해당한다는 게 법률전문가들의 대체적 견해”라며 “검찰은 관련 의혹의 전모를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어 조 대표는 “2007년 대선 당시 의혹이 불거졌을 때 제대로 수사했다면 이 전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지 못했을 것”이라며 “당시 누구에 의해 진실이 덮어졌는지도 밝혀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앞서 110억원대 뇌물 수수와 340억원대 비자금 조성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새벽 서울동부구치소에 수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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