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일 핀란드의 헬싱키 북부 반타에서 열린 남북한과 미국 간의 '1.5 트랙 대화'가 마쳐진 가운데, 최강일 북한 외무성 국장(왼쪽)이 핀란드 반타 공항 검색대를 통과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20∼21일 핀란드의 헬싱키 북부 반타에서 열린 남북한과 미국 간의 '1.5 트랙 대화'가 마쳐진 가운데, 최강일 북한 외무성 국장(왼쪽)이 핀란드 반타 공항 검색대를 통과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이틀간의 회의 “긍정적 분위기 건설적 의견 교환”
北 미국통 최강일 참석 주목… 모임 정례화 추진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남북한과 미국의 ‘1.5트랙(반관반민) 대화’에서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과 한반도 비핵화 문제 등에 대한 포괄적인 대화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20~21일 양일간 핀란드 헬싱키 북부 반타에서 열린 이번 남북미 대표단의 회의에서는 “한반도 긴장 완화와 정상회담의 성공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한국 대표단 김준형 한동대 교수가 밝혔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이번 회의는 남한·미국에서는 전직 관료와 학자들이 참석했고, 북한에서는 ‘미국통’인 최강일 외무성 북미국 국장 직무대행이 참석했다. 이에 오는 5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가운데, 논의된 내용이 양측 간 실무 준비 작업에 반영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김준형 교수는 출국길에 헬싱키 반타공항에서 ‘비핵화와 정상회담 등에 대해 논의가 이뤄졌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 여러 부분에 대해 포괄적으로 이야기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북측 대표단은 비핵화에 대해 직접적으로 의지를 나타내거나, 체제보장 방안 등 비핵화에 따른 대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교수는 “이번 회의가 정상회담을 돕는 모임이 돼야 하고, 방해가 돼선 안 된다는 인식을 함께 했다”면서 “정책을 책임지는 정부 당국자 간의 대화가 아닌 만큼, 자유롭게 대화를 나눴다”고 강조했다.

특히 “북한 측 역시 연구원 자격으로 왔기 때문에 자유롭게 견해를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최강일 직무대행은 북한의 미국연구소 부소장 자격으로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교수는 “정부가 요청하면 회의 내용을 공유하겠다”면서 “세부 내용은 외부에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이번 회의는 CBMs(신뢰구축조치)의 하나”라고 말했다.

20~21일 핀란드 헬싱키 북부 반타에서 열린 1.5트랙 회의를 마치고 현지에서 출국하는 한국 민간 대표단 (출처: 연합뉴스)
20~21일 핀란드 헬싱키 북부 반타에서 열린 1.5트랙 회의를 마치고 현지에서 출국하는 한국 민간 대표단 (출처: 연합뉴스)

이번 회의에서 미국 측은 비핵화 조치를 위한 제안을 하기보다는 중립을 지키면서 남북한 간의 대화를 원활히 하도록 노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측 참석자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거리가 있는, 옛 민주당 정권의 인사들로 알려졌다.

회의에서는 이 모임을 정례화하기로 하고 조만간 의제를 개발해 폭넓은 대화를 나누기로 하고 다시 만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 참석자들은 회의 이후 핀란드 정부를 통해 발표문을 내고 “긍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건설적인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에는 남북한과 미국에서 6명씩 총 18명이 참석했다. 한국 측에선 김 교수를 포함해 신각수 전 주일 대사. 신정승 전 주중대사, 백종천 세종연구소 이사장, 조동호 이화여대 교수 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원장, 김동엽 경남대 교수가 참석했다.

미국 측에서는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미국 대사와 토머스 허버드 전 주한 미국대사, 북한 전문가 봅 칼린 등이 참석했다.

북한 대표단은 북한의 미국연구소 부소장 자격으로 최강일 외무성 북미국 국장 직무대행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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