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13기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1차 전체회의에서 국가주석으로 재선출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17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13기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1차 전체회의에서 국가주석으로 재선출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동아태 부차관보 20일 대만행
미-중 ‘대만여행법’ 충돌 예상

[천지일보=이솜 기자] 알렉스 윙 미국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가 20일 대만을 방문한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같은 날 “어떠한 분열 행위도 용납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미국과 대만은 상호 고위 관료들의 교류를 촉진하는 ‘대만여행법’에 서명했고, 중국은 이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미·중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대만 주재 미국 대사관 역할을 하는 미국재대만협회(AIT)를 인용해 알렉스 윙 동아태 부차관보가 22일까지 대만에 머물 예정이라며 이처럼 전했다.

앞서 지난 1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만여행법’에 서명한 바, 수일 내에 미국은 대만을 전격 방문한 것이다.

‘대만여행법’은 미 고위 관리들이 대만으로 여행해 대만 공무원을 만날 수 있으며 대만의 고위관료도 미국을 방문해 미 공무원들과 접촉할 수 있도록 한다.

미국은 지난 1979년 중국과 수교하면서 대만과의 직접적인 교류는 피해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대만여행법에 서명하면서 이러한 정책 기조가 바뀌게 됐다.

이번에 대만을 방문한 윙 부차관보는 황즈한(黃之瀚)이라는 이름의 홍콩계 화교인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번 대만 방문 중에 미 상공회의소 주최 만찬에 참석해 대만 기업인과 관료 등을 만나고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에 대해서도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미국·대만이 대만여행법에 서명한 다음 날인 지난 17일에는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의 최측근 천쥐(陳菊) 가오슝(高雄) 시장이 미 의원과 관료 등을 만나기 위해 미국을 방문했다.

천 시장은 20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설에서 “양안 간에 서로 소통과 왕래가 이뤄지지 않고 정체를 빚고 있는 점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중국의 개방 교류를 촉구했다.

천 시장은 “양안이 서로 말로 도발하는 좋지 않다”라며 “양안 지도자가 모두 상대 인민의 기대를 이해하고 조화와 화해의 방식으로 관계 발전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시 주석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 연설에서 “중국 인민은 어떠한 국가 분열행위도 굴복시킬 능력이 있다”면서 “위대한 조국의 한 치의 영토도 절대로 중국에서 분리할 수 없고, 분리될 가능성도 없다”고 경고했다. 이는 미 대만여행법에 대해 묵과하지 않겠다는 의미가 담긴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전인대 기간에 대만여행법에 서명하고 윙 차관보가 이를 활용해 대만을 방문하는 등 다소 의도성을 보이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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