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단 평양공연’ 실무접촉 수석대표인 작곡가 겸 가수 윤상(가운데)과 박형일 통일부 국장(왼쪽), 박진원 청와대 통일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20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실무접촉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예술단 평양공연’ 실무접촉 수석대표인 작곡가 겸 가수 윤상(가운데)과 박형일 통일부 국장(왼쪽), 박진원 청와대 통일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20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실무접촉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사전점검단 22∼24일 방북 전망

北, 예술단 숙소로 고려호텔 제안

[천지일보=이민환 기자] 다음 달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우리 측 예술단이 4월 초에 평양에서 두 차례 공연을 한다.

20일 남북은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예술단 평양공연을 위한 실무접촉’에서 이 같은 내용 등이 포함된 공동보도문에 합의했다. 이날 공식 발표된 참여 가수는 조용필, 이선희, 최진희, 윤도현, 백지영, 걸그룹 레드벨벳, 정인, 서현, 알리 등 9명이다.

공연 무대는 북측에도 친숙한 트로트부터 해외에서도 인기를 끄는 최신 K팝으로 꾸며질 전망이다. 남북은 예술단 공연과 관련한 무대 조건과 필요한 설비, 기재 설치 등 실무적 문제를 협의해 원만히 해결해 나가도록 했으며 이와 관련해 남측 사전점검단이 22∼24일 평양을 방문할 예정이다.

우리측 예술단 음악감독인 작곡가 겸 가수 윤상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이 정도 아티스트들이라면 정말 환상적인 쇼를 꾸밀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안타까운 건 지금 시간이 열흘도 안 남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보도문에 따르면 예술단은 3월 31일부터 4월 3일까지 평양을 방문해 동평양대극장과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각 1회 공연한다. 이번 공연은 다음 달 말로 예정된 남북정상회담의 사전 행사로 삼지연관현악단의 지난달 방남 공연에 대한 답방 행사이다.

첫 공연은 단독 공연으로 진행된다. 또 두 번째 공연은 북측 예술인이 참여하는 합동 공연으로 추진된다.

이번 공연에 출연하는 가수 조용필은 평양에서 단독 콘서트를 가진 바 있다. 2005년 콘서트 당시 북한 주민들 사이에선 고가의 암표가 나돌 정도였으며 공연 때 뜨거운 갈채를 받았다. 조용필은 당시 공연에서 ‘친구여’ ‘돌아와요 부산항에’ ‘허공’ ‘모나리자’ ‘여행을 떠나요’ 등 대표곡들과 함께 ‘한오백년’ ‘간양록’ 등 국악을 접목한 곡, 100여 곡 중 직접 선택했다는 ‘자장가’ ‘험난한 풍파 넘어 다시 만나네’ 등 북한가요를 통해 현지 관객을 사로잡았다.

이번이 두 번째 방북인 이선희는 2003년 류경정주영체육관 개관기념 통일음악회에 참가해 ‘아름다운 강산’을 열창했다. 이선희의 대표곡 ‘J에게’는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이 지난달 초 강릉·서울 공연 때 관현악곡으로 편곡해 여성 2중창으로 선보여 이번 공연 레퍼토리에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

최진희는 1999년 평화친선음악회와 2002년 MBC 평양특별공연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 방북 공연이다. 최진희는 MBC 평양 특별공연 때 ‘꿈꾸는 백마강’ ‘목포의 눈물’ ‘홍도야 우지마라’ 등 해방 전 트로트 곡을 메들리로 부른 뒤 당시 북한의 유행곡 ‘반갑습니다’와 ‘휘파람’을 선사했다.

윤도현은 2002년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MBC 평양특별공연 때 남한 록밴드로는 처음 북한 무대에 섰다. 당시 월드컵 응원가인 ‘오! 필승 코리아’를 개사한 ‘오! 통일 코리아’ 록버전 ‘아리랑’ 등을 불러 북한에서 인기를 누렸다. 이와 함께 백지영을 비롯한 정인, 알리 등 가창력이 돋보이는 실력파 가수들이 무대를 꾸밀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에서도 인기를 누리고 있는 아이돌그룹 레드벨벳은 K팝을 북한에 공식적으로 처음 소개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와 함께 아이돌그룹 소녀시대의 멤버인 서현은 지난달 삼지연관현악단의 서울 공연 때 특별 게스트로 무대로 초청돼 북한 가수들과 함께 듀엣곡을 부르며 감동의 무대를 만들었다. 이번 평양공연에서도 서현과 북측 가수들이 화합의 무대를 연출할 가능성이 있다.

삼지연관현악단이 지난달 방남했을 때 공연이나 사례에 비춰볼 때 이번 평양공연 레퍼토리에는 북한가요가 상당수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160여명으로 구성되는 남측 예술단에 공연의 격을 높일 수 있는 팝스 오케스트라 수준의 연주단이나 코러스 역할을 할 합창단, 백댄서들이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

또한 실무접촉에 참여한 박형일 통일부 국장은 공연 날짜와 관련해 “4월 1일에 첫 번째 공연을 하는 것은 거의 확정적”이라며 설비 등을 옮기는 문제로 두 번째 공연은 2일이 될 수도, 3일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박 국장은 북측에서는 예술단 숙소로 고려호텔을 제안했으며 “(이를 수용할지는) 사전점검단이 현지에서 보고 판단할 문제”라고 밝혔다. 북측은 남측 예술단의 안전과 편의를 보장하며 남은 실무적 사안들은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문서 교환 방식으로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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