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평창올림픽 통해 남북화해 급물살, 그 원천에는 남북체육교류협회가 있었다
[인터뷰] 평창올림픽 통해 남북화해 급물살, 그 원천에는 남북체육교류협회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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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성 남북체육교류협회 이사장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20
김경성 남북체육교류협회 이사장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20

김경성 이사장 “제4회 아리스포츠컵에 대규모 응원단 파견해야”
남북대화, 민간주도 전환 필요

체육·문화 교류로 이질감 줄일 수 있어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대한민국에서 처음으로 열린 전 세계 축제 평창동계올림픽과 평창패럴림픽. 이 대회에 북한의 참가와 여자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구성 등은 남북 관계에 상당한 진전을 가져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올림픽 개막식에 참가해 김정은 친서를 전달하면서 우리 정부는 대북특사를 파견했고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개최 합의까지 이뤄지면서 평창올림픽은 남북평화에 큰 견인차 역할을 했다.

남북 정상 간 연락망인 핫라인 설치까지 이야기 되는 등 상당히 짧은 기간 남북관계가 급진전했는데, 사실 이같이 된 데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김경성(59) 남북체육교류협회 이사장의 숨은 공로를 빼놓지 않을 수가 없다.

지난해만 해도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로 인해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는 불투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화요청에도 북한이 응하지 않을 정도로 상당히 경색돼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김 이사장은 지난해 12월 19일부터 22일까지 4일간 중국 윈난성 성도 쿤밍에서 2년 만에 남북선수들이 만나는 ‘제3회 아리스포츠컵 국제유소년 축구대회’를 성공리에 개최했다. 당시 이 대회는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으로 열린 남북교류 사업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고, 최악의 남북상황을 돌파하고 북한의 평창올림픽 가능성을 높이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 대회 기간 최문순 강원도지사와 함께 그는 북측 고위 관계자와 북한의 공식 참가를 제안해 긍정적 답변을 얻어냈다.

남북체육교류협회가 북한 4.25체육위원회와 함께 주관하는 아리스포츠컵 대회는 그간 군사적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도 지속적으로 남북 선수단이 참가해 남북 간 긴장상태를 완화시키는 데 기여해 왔다.

2014년 제1회 대회는 연천 포격전이 있었음에도 해당 지역인 경기도 연천에서 개최됐고, 2015년 제2회 대회는 경기도 접경지 목함지뢰 폭발이 있었음에도 8월 평양에서 9박 10일간 드라마 같은 평화스토리를 만들어냈다.

지난해 연말 3회 대회가 열린 후 올 초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에서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발언이 나오며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고, 결국 북한의 참가로 성공적인 개최가 가능했다.

올림픽 최초이자 27년 만의 남북단일팀 구성과 11년 만의 개막식 남북 공동입장이라는 평화드라마가 평창에서 만들어질 수 있었던 데는 바로 김 이사장의 숨은 노력이 있었던 것이다. 더욱이 패럴림픽에서는 북한이 사상 처음으로 참가해 의미를 보탰다.

특히 남북단일팀 구성은 세계적인 주목을 받으며 감동 드라마를 보여줬으나 구성 단계에서 잡음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에 대해 그는 “한국이나 북한 선수단이 세계랭킹 20위권이며 세계적인 팀들과 전력 차가 컸기 때문에 단일팀을 구성하지 않았다면 국민들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관심을 받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아이스하키가 단일팀으로 구성하면서 평화적 이미지도 구축했고, 전력에도 도움이 된 것이 사실”이라며 의미를 부연했다.

다만 그는 “만약 우리나라 아이스하키가 랭킹 10위권 안에 들어가 있었으면 단일팀 구성에 신중하게 판단하는 게 맞다. 하지만 남북 선수들 기량이 비슷했고 서로 합해 시너지 효과가 있었기 때문에 구성하는 게 맞았다”면서 “이를 일부에서 정치적으로 이용하면서 잡음이 났고, 선수들이나 대한체육회로부터 구성 이야기가 나왔어야 했는데, 정부에 의해 일방적으로 시작됐다는 점이 아쉬운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올림픽 대회 기간 우리 정부가 당국자 회담 외에는 지자체나 민간단체에 대한 대화가 하나도 이뤄지지 못하게 했다는 점에 대해서도 아쉬운 대목으로 지적했다. 그는 “남북체육교류협회는 북한과 이미 열려 있는 대화 창구다. 그럼에도 정부는 지자체나 민간단체가 정부를 보좌할 수 있는 기능을 하도록 해야 하는데 현재까지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처럼 견제하면서 마치 중앙정부만이 다 할 수 있다는 생각을 아직 버리지 못한 것 같다. 따라서 이제는 적극적으로 민간이나 지자체도 함께 남북관리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강원도는 이를 계기로 2021년 동계아시안게임 남북 공동개최를 위해 본격 나서기로 했다. 최문순 지사와 김 이사장은 남북 정상회담 이후 북한 평양을 방문해 이를 위한 실무적인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아울러 6월 열릴 제4회 아리스포츠컵 일정합의를 위한 얘기도 함께 나눌 계획이다.

김 이사장은 “스포츠 교류는 유엔에서도  정치적 환경에 따라 바뀔 수 있는 제재 대상이 아니라 오히려 장려사항이다. 스포츠로 인한 남북 대화는 긴장완화를 가져올 수 있어 이를 정착시킬 수 있는 기회를 가져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6월 아리스포츠컵에 공연단과 함께 대규모 응원단을 보낼 필요가 있다. 스포츠와 문화 교류가 함께 이어진다면 이질감도 줄이고, 북한의 변화를 끌어올 수 있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북한 평양에서 4월 열리는 만경대상 국제마라톤대회는 올해가 29번째로 개최되는 것이나, 지금껏 우리나라가 참가한 것은 2007년 황영조 감독이 이끄는 국민체육진흥공단 마라톤팀의 참가가 유일하다. 당시 대회 역시도 김 이사장이 파견할 수 있도록 큰 역할을 했던 바가 있다. 당초 올해 마라톤대회에 11년 만에 역대 두 번째로 남한 선수들이 참가하기로 북측과 합의가 됐으나 남북정상회담 일정이 잡히면서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내년으로 연기했다. 

한편 김 이사장은 10년 넘게 북한 4.25체육단 소속 남녀 축구선수에게 무상으로 축구화를 비롯한 장비와 기술 등을 지원해왔으며 스포츠교류에 대한 그의 열정은 북한의 깊은 신뢰로 나타났다. 그는 4년간 북한여자축구단에 아낌없는 지원을 했고 우승까지 할 수 있도록 한 공로를 인정받아 북한에는 그의 이름을 딴 ‘김경성 체육인 초대소’가 건립됐다. 북에 세워진 남한 사람의 초대소는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과 김 이사장뿐이며 생존인물로는 김 이사장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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