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일반직 사원 대표단은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에 위치한 금호타이어 본사 건물 앞에서 ‘법정관리 반대’와 ‘해외자본 유치 찬성’의 내용을 담은 성명을 발표했다. (제공: 금호타이어)
금호타이어 일반직 사원 대표단은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에 위치한 금호타이어 본사 건물 앞에서 ‘법정관리 반대’와 ‘해외자본 유치 찬성’의 내용을 담은 성명을 발표했다. (제공: 금호타이어)

“법정관리 피하기 위해 찬성

자구안 협상에 노조 응해라”

노조, 먹튀논란에 입장 고수

[천지일보=정다준 기자] 일반직 사원들이 해외매각 찬성 입장을 밝히면서 금호타이어 매각 사태가 노노갈등으로 비화되는 모양새다. 이들은 법정관리만은 피하기 위해 해외매각을 찬성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생산직으로 이뤄진 노조는 반대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일반직 사원 대표단은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에 위치한 금호타이어 본사 건물 앞에서 ‘법정관리 반대’와 ‘해외자본 유치 찬성’의 내용을 담은 성명을 발표했다. 금호타이어 생산직을 제외한 약 1500명으로 구성된 이들은 지난주 일반직 대표단을 결성했다. 이들은 해외자본 유치에 대한 찬반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97.3%가 해외자본 유치에 찬성했다. 응답률은 71.5%다.

대표단은 “법정관리는 우리들에게 최악의 선택이다. 법정관리를 개시하는 순간 현재 협의 중인 노사자구안 보다 훨씬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강요받을 것”이라며 “법정관리를 신청하게 되면 ▲영업망 붕괴 및 정상적인 영업활동 불가 ▲유동성 부족에 의한 생산 활동 제약 ▲중국 및 미국공장 파산 ▲카메이커 등 고객의 신뢰 상실로 결국 파산한다”고 노조측에 호소했다.

이어 “우리는 회사를 살리고 우리의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법정관리만큼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며 “해외자본 투자유치가 우리 회사를 지킬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은 아니지만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에 차선책으로 해외 매각을 반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금호타이어 일반직 대표단의 이윤창 차장은 “지금 회사는 생사의 기로에 서 있다. 무엇보다 청산 절차로 이어질 수 있는 법정관리를 피해야 한다”며 “현재 회사는 외부 자본 유치와 채권단의 지원이 있어야만 정상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노조는 하루빨리 자구안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협상에 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표단은 오는 21일 광주공장 앞에서 해외매각 찬성에 대한 성명을 발표한 후 노조에 이 같은 일반직의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다.

앞서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지난 1월 26일 ▲외부자본을 통한 정상화 방안 ▲차입금 만기 1년 연장 ▲이자율 인하 등의 유동성 대책을 마련하기로 의결했다. 이와 함께 정당한 사유 없이 본 안건 결의 기준일로부터 1개월 이내에 경영정상화 계획 이행을 위한 약정서(MOU)가 체결되지 아니하면 차입금 연장의 효력은 즉시 소급해 상실하기로 한다는 부칙을 정했다. 다만 금호타이어의 채무상환 유예 결정을 이달 말로 한달 연기한 바 있다.

그러나 금호타이어 노조는 먹튀논란 우려 등으로 해외매각은 안 된다는 입장이다. 지난 19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의 면담에서도 노조가 이 같은 의견을 고수하면서 별다른 소득 없이 종료됐다. 이날 노조 관계자는 “금호타이어가 중국 더블스타에 매각되면 제2의 쌍용차가 될 수 있다”며 “더블스타는 ‘금호’ 브랜드를 비롯한 승용차 타이어 기술, 해외 인프라 등을 챙기면 3년 후에 국내 공장에서 철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한편 노조는 20일부터 24일까지 광주·곡성 공장에서 파업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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