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신규채용 계획 조사
대기업 44% 채용계획 미정
12%는 채용 안하거나 축소
회사 사정·경제상황 악화 탓
블라인드 채용 확대… 9.7p↑
‘이공계·남성’ 선호는 여전해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올해 상반기 고용시장에 한파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대기업의 44.0%는 올해 상반기 채용계획을 수립하지 못했다. 12%는 올해 상반기 채용 규모를 지난해보다 줄이거나 아예 뽑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 대상으로 ‘2018년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 182개사 중 올해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한 기업은 44.0%(80개사)로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74개사)보다 7%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신규 채용을 늘리겠다는 기업은 8.8%(16개사)로 지난해 11.0%(22개사)보다 감소했다.
2017년도 조사 때와 비교하면 상반기 신규채용이 감소하거나 아예 없는 기업은 10.5%포인트(22.5%→12.0%) 줄었지만, 채용을 확대한다는 기업도 2.2%포인트(11.0%→8.8%) 감소하면서 여전히 취업 문을 넘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은 대졸 신규채용을 늘리지 못하는 이유로 ▲회사 내부 상황 어려움(25.9%) ▲국내외 경제 및 업종 상황 악화(20%) ▲신입사원 조기퇴사·이직 등 인력유출 감소(15.8%) ▲통상임금·최저임금 인상 등 인건비 부담 증가(14.2%) ▲60세 정년의무화로 정년퇴직자 감소(8.3%) 순으로 응답했다.
기업들은 대졸 신규채용을 늘리기 위해 정부 또는 국회가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사항(중복응답)으로 ‘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환경조성(63.2%)’을 꼽았다.
이밖에 ‘고용증가 기업에 세제혜택 등의 인센티브 강화(47.8%)’ ‘규제 완화를 통해 기업투자 활성화 유도(42.9%)’ ‘법정 최대근로시간 단축으로 추가 고용 유도(20.9%)’ ‘공공부문 중심의 일자리 확대(12.1%)’ 순으로 답했다.
상반기 대졸 신규채용 인원 중 이공계 선발 비중은 평균 55.3%, 여성 비중은 평균 28.6%로 나타나 올해 상반기 취업시장에서도 ‘이공계’ ‘남성’ 선호가 여전할 것으로 보였다.
대졸 신입사원의 평균적인 연봉은 4017만원(월 335만원)으로 조사됐다. 응답 구간별로는 ‘3500~4000만원’ 34.1%, ‘4000~4500만원’ 25.3%, ‘3000~3500만원’ 17.6%, ‘4500~5000만원’ 11.0%, ‘5000~5500만원’ 4.9%, ‘5500~6000만원’ 2.2%, ‘2500~3000만원’ 1.1% 순이었다.
대졸 신규채용시 블라인드 인터뷰 또는 블라인드 채용 도입 여부에 대해 34.6%(63개사)는 이미 도입했다고 답했고 18.1%(33개사)는 향후 도입할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지난해 하반기에 실시한 동 조사에서는 응답기업 24.9%가 블라인드 채용을 이미 도입했다고 답해 9.7%포인트가 증가했다.
블라인드 인터뷰나 채용을 도입한 회사 63개사 중 36.5%(23개사)는 서류 제출에서 최종면접까지 전 과정을 블라인드 채용으로 뽑는다고 답했다. 63.5%(40개사)는 부분 도입했다고 응답했다.
부분적으로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한 기업(중복응답)들은 실무면접·토론 80.0%, 서류전형 27.5%, 임원면접 5.0% 순으로 채용전형에 블라인드 방식을 실시하고 있다고 응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