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선거는 당선 유무보다 투표율 70%를 달성하느냐가 더 관건이었다. 푸틴은 2000년 러시아의 3대 대통령으로 권력을 잡은 이후 잠시 내려놓았다가 현재 6대 대통령으로 재임 중이고 이번 7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다. 

최근 푸틴의 지지율은 무려 74%에 이르고 있다. 일명 푸티니즘이라 불리는 푸틴 열풍의 배경에는 강력한 러시아를 바라는 ‘러시아 이상’ 곧 스탈린주의가 있다. 미국과 대등한 관계였던 러시아로의 회귀를 바라는 국민적 향수와 푸티니즘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푸틴이 내세우는 스탈린은 구소련 최악의 독재자였다. 그는 1927년부터 무려 26년간 장기집권을 하면서 수백만명의 혁명동지를 숙청했다. 또 인민의 구세주로 신격화하면서 온갖 악행을 저지르고 수천만명의 무고한 국민을 죽이거나 강제수용소에 수감시켰다. 그러다 1953년 3월 1일 뇌졸중으로 급사했는데 독살된 것으로 추정된다. 세월이 흘러 독재자의 악행은 잊혀지고 강했던 소련만 기억하면서 푸틴을 지지하는 러시아의 모습은 여려 면에서 우려스럽다. 

우리로선 푸틴의 장기집권이 현 한반도 정세에 어떻게 작용할지가 관건이다. 다행히 푸틴은 태권도를 배웠을 만큼 한국에 대해선 호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그가 한반도 비핵화를 조건으로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계속 러시아 대통령으로 남아 있다는 건 한반도 정세로 봐선 다행인지도 모른다.  우리의 과제는 이런 푸틴의 러시아를 한반도 비핵화와 통일의 진정한 우군으로 만드는 것이다. 한반도가 통일 되면 한반도부터 러시아, 나아가 유럽으로 이어지는 철도 건설과 러시아 천연가스 수입 등 양국이 얻을 이익이 무궁무진하다. 이런 실질적인 이득에 대한 적극적인 설명과 더불어 한반도에 비치된 핵이 러시아를 위협할 수도 있다는 사실 등을 강조하며 러시아를 한반도 비핵화와 통일의 진정한 우군으로 만들어야 한다. 

공교롭게도 현재 미·중·일·러 수장은 모두 역대급 극우성향 지도자들이다. 지구촌에서 한반도 통일을 바라는 나라는 한국뿐임을 명심하고 이들의 기싸움에 휘말리지 않을 우리만의 논리와 전략 마련에도 힘써야 할 것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