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달 15일에 공개를 앞둔 광화문 앞에서 한글학회 회원들이 광화문에 한자 현판을 다는 것에 대한 반대 내용이 적힌 현수막을 들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김지윤 기자] 한글학회(회장 김종택)는 다음달 15일에 공개될 예정인 광화문 현판을 한글로 달아야 한다는 의사를 국민과 정부에 전달하기 위해 22일 광화문 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성명서를 발표했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현재 복원 공사 중인 광화문 현판은 박정희 전 대통령 글씨인 기존 한글 현판 대신 19세기 말 경복궁 중건 당시 무관 임태영이 썼던 해서체 현판 글씨로 디지털 복원될 예정이다.

학회는 문화재청의 발표에 대해 “문화재청은 110년 전의 한자 현판을 사진을 보고 비슷하게 만들어 달기로 했는데 이러한 현판은 모조품에 지나지 않는다”며 “21세기에 광화문을 새로 짓는 것이기 때문에 현판도 마땅히 한글로 달아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종택 한글학회 회장은 성명서를 통해 “세종대왕은 경복궁 안에서 한글을 창제했을 뿐만 아니라 광화문이라는 이름도 손수 지었다”며 “한글을 세계적으로 으뜸가는 글자이기 때문에 한글로 복원하는 것이 우리나라 위상에 걸맞다”고 주장했다.

학회에 따르면 광화문 광장은 서울의 중심이기 때문에 외국인과 국민이 찾는 곳이다. 아울러 한글 현판은 세종대왕과 한글창제 정신이 어린 곳을 보여주는 표시로 천 마디 말보다 상징성과 전달 효과가 크다. 이러한 이유로 대한민국의 중심이며 세계인이 많이 찾을 광화문에 한글현판을 다는 것이 민족적 자긍심을 세우는 길이라는 것이 학회 측의 논리다.

▲ 광화문 광장에 있는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한글학회 회원들이 광화문에 한자 현판을 다는 것에 대한 반대 내용이 적힌 현수막을 들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이대로 한말글문화협회 대표는 “세종대왕은 정문(正門)이라는 처음 이름을 버리고 광화문(光化門)이라고 바꿨다. 이는 나라와 겨레가 빛날 궁궐의 문이라는 큰 뜻을 담은 것”이라며 “박정희 전 대통령은 세종임금의 정신을 이어서 전통 민족문화를 더욱 발전시켜 잘 사는 나라를 만들자고 어려운 살림에도 광화문을 새로 짓고 한글 현판을 달았다”고 광화문의 한글 현판에 대한 의의를 설명했다.

현재 한자 현판은 나무판에 글씨를 새기고 배경색을 칠하는 각자(刻字)·도색 작업은 중요 무형문화재 각자장 보유자 오욱진 선생과 서예가 5명이 맡는다. 마무리는 기중기로 현판을 들어 올린 뒤 인부 10여 명이 2층 문루의 서까래에 붙이는 것으로 끝날 예정이다. 7월 말에 설치가 끝나면 천에 덮였다가 다음달 15일 제막식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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