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의준 벤처기업협회 상근부회장/경영학 박사

 

정부가 청년일자리대책을 발표했다. 4조원의 추가경정예산 편성, 중소기업에 취직하는 청년에게 연 1천만원을 지원하고 고용하는 기업에 세제 및 보조금 지원을 한다. 청년실업률을 더욱 낮추겠다는 정부의 의지다. 그런데 일자리 문제의 해결은 기존기업의 고용증대와 더불어 창업에서도 촉진돼야 한다. 일자리 순증의 90% 이상이 창업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세계는 지금 창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 항저우(杭州)는 창업도시라고 할 정도로 창업이 활발하다. 저장성(浙江省)의 수도이자 교역과 문화의 중심지로서 2016년 G20정상회의 개최지이기도 했다. 요즘 ‘항저우’를 상징하는 것이 중국최대의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와 창업자 마윈이다. 또한 많은 사람이 들르는 ‘드림타운’도 주목할 만하다. 마윈은 2014년 주거형 창업학교를 세우고 초대 학장을 지냈다. 수백개의 스타트업이 또 다른 알리바바를 꿈꾸는 곳이다. 

우리의 스타트업 열기 또한 대단하다. 역삼동이나 판교는 물론 전국에 창업 붐이 일며 ‘스타트업 인프라’도 늘고 있다. 창업의 시대가 오는 느낌이다. 그러나 무작정 창업을 한다고 끝이 아니다. 이들이 지속성장하고 일자리도 만드는 게 중요하다. 따라서 관건은 질 좋은 창업과 성공이다. 창업전문가나 성공기업인들은 창업의 성공요인을 한마디로 “준비된 창업”이라고 말한다. 준비된 창업을 위해 체계적으로 기업가를 양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창업의 요람이라 할 수 있는 ‘청년창업사관학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얼마 전 경기도 안산의 이 학교 졸업식에 초대돼 참석했다. 500여명의 청년기업가가 1년간 고생 끝에 개발한 아이템과 함께 경영자의 역량을 갖추어 본격적인 시장진출에 나서는 출정식과 같았다. 행사장 앞의 전시장에는 경쟁력을 갖춘 제품이 진열돼 있었다. 일부는 국내외 투자를 받았고, 선진국에 수출하거나 수출계약을 체결한 기업도 있었다. 창업사관학교는 지난 7년간 누적졸업생 1515명 배출, 지적재산권 등록 2846건, 총 매출액 7312억원의 성과를 냈다. 이곳 출신의 9개 기업은 지난 2월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 ‘2018 MWC(World Mobile Congress)’에 출품하기도 했다. 이러한 성과와 더불어 더욱 빛나는 것은 창업을 통해 5674명의 일자리가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청년창업가가 일자리 창출의 답을 제공하는 것이다.  

기업가의 꿈을 가진 젊은이에게 창업사관학교의 문을 두드리길 권한다. 우수한 창업아이템이나 기술을 보유한 청년들을 엄선해 적극적인 지원과 투자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매년 3월 입교해서 1년간 철저한 과정관리와 충분한 지원으로 성공가능성을 높여준다. 입학지원대상은 만 39세 이하의 예비창업자 또는 창업 후 3년 이하 기업의 대표자이며 제조업이나 지식서비스업종이 해당된다. 단, 신청과제의 기술을 보유한 자는 10% 내외에서 49세 이하도 가능하다. 서류와 심층심사(예비창업심화과정 및 PT평가)로 선발한다. 

물론 입학이 쉽지는 않다. 금년 모집에는 전국 5개(안산, 천안, 광주, 경산, 창원) 학교에 2227명이 몰려 4.9대 1의 최고경쟁률을 보였다. 정원증가와 함께 정부지원도 증가추세다. 2017년에는 470명에 500억원, 2018년에는 525명에 540억원으로 증가했다. 입교자는 1년간 총 사업비의 70% 이내에서 최대 1억원(2년 과제는 2년간 최대 2억원)의 시제품개발비와 공간, 실무교육, 기술 및 마케팅 전문가의 밀착코칭 등이 지원된다. 졸업 후에도 정책자금, 마케팅·수출, 기술개발, 투자유치, 보육·코칭 등을 연계 지원한다. 

요즘은 창업사관학교 외에 민간의 창업교육과정도 활발한 만큼 예비창업가는 이를 활용해 ‘준비된 창업’을 해야 할 것이다. 창업학교는 과거와 달리 혼자가 아닌 수백명이 함께 창업에 참여하는 네트워크를 제공함으로써 교류와 협업의 일석이조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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