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평창=박완희 기자] 2018평창동계패럴림픽 폐막일인 18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폐회식의 시작을 알리는 폭죽이 터지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18
[천지일보 평창=박완희 기자] 2018평창동계패럴림픽 폐막일인 18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폐회식의 시작을 알리는 폭죽이 터지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18

사상 최다 49개국·567명 참가

韓, 사상 첫 금메달 사냥 성공

개회식·경기에서 명장면 연출

관중과 하나 된 ‘태극전사들’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2018평창동계패럴림픽이 18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한국은 전체 49개 출전국 가운데 역대최고 성적인 공동 16위로 마감했다. 종합 10위라는 목표를 이루진 못했지만 선수들의 땀과 눈물은 국민에게 큰 감동을 전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국은 동계패럴림픽 사상 최다인 49개국, 출전 선수 567명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1개, 동메달 2개로 핀란드, 뉴질랜드와 공동 16위에 올랐다. 그동안 20위에 머물렀던 한국은 전날 신의현이 크로스컨트리 스키 남자 7.5㎞ 좌식 경기에서 한국 패럴림픽 사상 최초로 금메달 사냥에 성공하고, 아이스 하키팀이 이탈리아를 꺾고 동메달을 획득하면서 역대 최고 성적을 올렸다.

앞서 한국 선수단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과 은메달 각각 1개씩 확보하고 동메달 2개를 수확해 종합 10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비록 목표를 이루진 못했지만 평창패럴림픽은 ‘개회식 최종 성화봉송’ ‘관중과 하나 된 아이스하키 태극전사’ ‘신의현의 뜨거운 눈물’ 등 명장면을 만들어냈다.

지난 9일 열린 개회식에서 장애인 여자 알파인스키 국가대표 선수 양재림과 그의 가이드 러너 고운소리는 함께 성화를 들고 성화대를 향해 천천히 슬로프의 계단을 올라갔다.

계단 중간에는 한국 장애인아이스하키 선수이자 패럴림픽 대회 3회 출전에 빛나는 ‘살아있는 전설’ 평창 동계패럴림픽 한국대표팀 주장인 한민수가 서 있었다.

[천지일보 평창=박완희 기자] 2018평창동계패럴림픽 개막일인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한민수 선수가 성화를 점화하기 위해 ‘도전의 언덕’을 오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9
[천지일보 평창=박완희 기자] 2018평창동계패럴림픽 개막일인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한민수 선수가 성화를 점화하기 위해 ‘도전의 언덕’을 오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9
[천지일보 평창=박완희 기자] 2018평창동계패럴림픽 폐막일인 18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식전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18
[천지일보 평창=박완희 기자] 2018평창동계패럴림픽 폐막일인 18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식전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18

양재림과 고운소리에게서 성화를 전달받은 한민수는 가파른 슬로프를 계단도 없이 로프에만 의지하며 조금씩 걸어 올라갔다. 관중과 전 세계 시청자는 하지 절단 장애를 가진 한민수가 의족을 낀 채 천천히 슬로프를 오르는 모습을 숨죽이며 지켜봤다.

성화를 특수 가방에 매단 한민수는 천천히 한 발짝씩 조심스럽게 움직이며 성화대까지 다다랐고, 그 자리에서 성화 봉송 마지막 주자인 휠체어 컬링 국가대표팀 주장 서순석과 여자 컬링 국가대표팀 주장 김은정에게 성화를 전달했다.

급격한 경사로에서 힘들더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성화대까지 오르는 한민수의 모습은 패럴림픽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해줬고 개회식 최고의 명장면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평창패럴림픽에선 아이스하키 ‘태극전사’가 관중과 하나 된 감동의 순간도 펼쳐졌다. 지난 11일 한국과 체코의 패럴림픽 아이스하키 경기가 열린 강릉하키센터에 태극전사들은 서든데스로 진행된 연장전 경기 시작 13초 만에 ‘빙판 위의 메시’ 정승환의 결승골로 승리했다. 그 순간 총 7000석 규모의 경기장을 가득 채운 관중이 일제히 환호했다.

태극전사들은 평소와 같이 퇴장하려다가 돌아서서 갑자기 수십개의 반다비 인형을 관중석을 향해 던졌다. 경기장을 찾아와 응원해준 관중들에 대한 고마움이었다. 관중들도 선수들의 마음에 큰 함성으로 호응하며 하나 된 모습을 연출했다.

(평창=연합뉴스) 17일 오후 강원도 평창 바이애슬론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 크로스컨트리스키 남자 7.5km 좌식 경기에서 한국 신의현이 금메달이 확정되자 태극기를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
17일 오후 강원도 평창 바이애슬론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 크로스컨트리스키 남자 7.5km 좌식 경기에서 한국 신의현이 금메달이 확정되자 태극기를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 평창=박완희 기자] 2018평창동계패럴림픽 폐막일인 18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관람객들이 우의를 착용한 채 식전 공연을 즐기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18
[천지일보 평창=박완희 기자] 2018평창동계패럴림픽 폐막일인 18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관람객들이 우의를 착용한 채 식전 공연을 즐기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18

장애인 노르딕스키 국가대표 신의현이 대한민국 패럴림픽 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획득하고서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감격하는 모습은 올림픽 최고의 명장면 중 하나다. 그는 대학교 졸업을 앞둔 지난 2006년 2월, 교통사고로 두 다리를 잃었다. 장애인이 되자 그는 식음을 전폐하며 3년간 피폐한 삶을 살았지만 가족의 도움으로 노르딕스키에 입문해 희망을 찾았다.

이번 대회에서 그는 연거푸 메달을 놓치는 쓴 잔을 마셨다. 첫날 바이애슬론 7.5㎞ 경기에서 5위, 13일 바이애슬론 12.5㎞ 경기에선 5위, 14일 크로스컨트리 스키 1.1㎞ 경기에서 6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그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장애인 크로스컨트리 15㎞ 경기에 나와 동메달을 따낸데 이어 크로스컨트리 스키 남자 7.5㎞ 좌식 경기에서 22분 28초 40의 기록으로 당당히 우승하며 세계 정상에 올랐다. 그는 경기가 끝난 뒤 “어머니를 웃게 해드려 기쁘다. 오래오래 행복하게 해드리겠다”고 말해 감동을 더했다.

한편 평창패럴림픽에서 종합순위 1위에는 금 13개, 은 15개, 동 8개를 확보한 미국이 올랐다. 2위엔 금 8개, 은 10개, 동 6개의 패럴림픽중립선수단(러시아)이 올랐고, 캐나다는 금 8개, 은 4개, 동 16개로 3위에 순위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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