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 지난 2015년 총선에서 야당 민족주의민족동맹(NLD)의 승리를 이끈 당시 수치 자문역이 자택 정원에서 총선 이후 영국 BBC방송과 첫 언론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의 자료 화면 (출처: 뉴시스)
미얀마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 지난 2015년 총선에서 야당 민족주의민족동맹(NLD)의 승리를 이끈 당시 수치 자문역이 자택 정원에서 총선 이후 영국 BBC방송과 첫 언론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의 자료 화면 (출처: 뉴시스)

호주서 수백명 시위… 아세안 일부 “민주화 상징이 인권탄압” 지적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미얀마의 민주화와 인권의 상징이었던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이 주요 외교행사에서 ‘로힝야족’에 대한 인권탄압 논란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18일 현지언론 등에 따르면 전날 호주-아세안(ASEAN, 동남아국가연합) 특별정상회의가 열린 시드니 시내에는 수백명의 시위대가 모여 현수막을 펼치고 미얀마·캄보디아·베트남·라오스 등 아세안 일부 회원국에서 인권탄압과 정치적 억압이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비난이 집중된 대상은 한때는 민주화와 인권의 상징이었던 수치 자문역이다. 그는 불교 국가인 미얀마에서 박해를 받아온 이슬람계 소수민족 로힝야족에 대한 미얀마 군경의 ‘인종청소’ 행위를 묵인하거나 두둔하는 태도를 보여 인권탄압의 대명사로 전락했다.

호주에서 시위대는 수치 자문역을 과거 독일 나치 정권의 아돌프 히틀러로 묘사하는 팻말을 들고 수치 자문역에게 수여된 노벨평화상을 회수할 것을 촉구했다. 아웅산 수치 자문역은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군부에 맞서 민주화 운동을 벌여 1991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이제 수치 자문역은 로힝야족 인권탄압으로 인해 이제는 ‘노벨평화상의 변절자’로 불리기까지 한다. 호주 멜버른 치안법원에는 수치 자문역을 인권범죄 혐의로 법정에 세우기 위한 ‘사인소추(私人訴追)’가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크리스천 포터 호주 법무부 장관은 자국 변호사 5명이 제기한 해당 공소에 대해 “국제법에 따라 국가지도자와 정부수반 등은 외국 형사소송에서 면책특권이 있다”며 “아웅산 수치는 면책특권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 호주-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한 정상 중 일부는 수치 자문역을 향해 로힝야족 인종청소 논란을 지적했다.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는 전날 “라카인주의 상황은 (미얀마의) 내정 문제를 넘어 역내 국가들을 위협하는 심각한 안보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미얀마 정부의 박해에 미래를 잃은 로힝야족이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등에 포섭돼 급진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나집 총리는 2016년 말 로힝야족 난민 사태가 시작될 때부터 미얀마 정부와 수치 자문역을 비판해왔다.

맬컴 턴불 호주 총리도 19일 수치 자문역과의 양자회담에서 미얀마의 인권문제를 언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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