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연합뉴스) 17일 오후 강원도 평창 바이애슬론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 크로스컨트리스키 남자 7.5km 좌식 경기에서 한국 신의현이 금메달이 확정되자 태극기를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
17일 오후 강원도 평창 바이애슬론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 크로스컨트리스키 남자 7.5km 좌식 경기에서 한국 신의현이 금메달이 확정되자 태극기를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전 세계에 희망·감동 선사해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988년 서울하계패럴림픽 이후 대한민국에서 두 번째로 열린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이 폐막을 목전에 두고 있다. 지난 9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열흘 간 펼쳐진 평창패럴림픽에서 선수들은 ‘인간 한계의 도전’이라는 숭고한 정신을 온몸으로 보여주며 전 세계에 희망과 감동을 선사했다.

이번 대회에는 전 세계 49개국, 선수 567명이 참가했다. 역경을 딛고 참가한 567명의 선수 모두가 평창패럴림픽을 빛낸 스타이자, 영웅이었다.

여자 알파인스키 시각 장애 부분에 출전한 헨리에타 파르카소바(32)는 슬로바키아의 패럴림픽 영웅이다. 그는 앞서 열린 2010년 벤쿠버패럴림픽에서 3관왕, 2014년 소치패럴림픽에서 2관왕을 차지한 바 있다. 평창패럴림픽에서는 알파인스키 여자 활강, 슈퍼복합, 슈퍼대회전 등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3관왕의 위업을 달성했다.

캐나다 장애인 스포츠의 전설 브라이언 맥키버(39)는 패럴림픽 5연패의 금자탑을 쌓았다. 맥키버는 지난 12일 크로스컨트리스키 남자 20㎞ 시각장애 부분에서 46분 2초 40을 기록해 우승했다.

그는 어릴 적 스키선수의 꿈을 품었지만 19세 때 황반부 시각세포가 손상되는 스타가르병을 앓고 시력의 90%를 잃었다. 그는 장애를 갖게 됐음에도 포기하지 않고 출전하는 대회마다 좋은 성적을 거두며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나가고 있다.

네덜란드 장애인 스노보더 비비안 멘텔 스피(46)는 암 투병 중임에도 ‘금빛 질주’를 펼치며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멘텔 스피는 지난 12일 여자 스노보드 크로스 LL2(하지 장애) 결승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스노보드 뱅크드슬라롬 금메달 브레나 허커비(왼쪽)와 동메달 에이미 퍼디 (출처: 연합뉴스)
스노보드 뱅크드슬라롬 금메달 브레나 허커비(왼쪽)와 동메달 에이미 퍼디 (출처: 연합뉴스)

19세 때 뇌수막염을 앓은 뒤 두 다리와 청력을 잃은 미국의 스노보드 국가대표 에이미 퍼디(39)는 15살 때부터 타던 스노보드를 노력 끝에 다시 탈 수 있게 됐고 패럴림픽까지 출전했다. 그는 여자 스노보드 크로스와 뱅크드 슬라롬 (SB-LL1)에서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따내며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장애인 노르딕스키의 간판’ 신의현(38, 창성건설)은 설상 종목에서 대한민국에 동계패럴림픽 사상 첫 금메달을 안겼다. 그는 지난 11일 크로스컨트리 남자 15㎞ 좌식 종목에서 42분 28초 9를 기록해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후 신의현은 17일 진행된 크로스컨트리 스키 남자 7.5㎞ 좌식 경기에서 22분 28초 40을 기록해 우승하며 한국 최초 동계패럴리픽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장애인 알파인 스키의 간판’ 한상민(39)은 이번 대회가 벌써 본인의 4번째 패럴림픽 무대이다. 지난 2002년 솔트레이크대회 당시 한상민은 올림픽과 패럴림픽을 통틀어 설상종목에서 사상 첫 메달인 은메달을 따낸 바 있다.

2006년 토리노대회 때는 결승선을 두고 넘어졌고, 2010년 벤쿠버대회에선 날씨 적응실패로 부진했다. 8년 만에 패럴림픽 무대에 복귀한 한상민은 비록 메달을 따진 못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레이스를 완주해 보는 이들로 하여금 깊은 감동을 주었다.

17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 휠체어 컬링 동메달 결정전 대한민국과 캐나다의 경기에서 한국의 정승원이 신중하게 투구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17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 휠체어 컬링 동메달 결정전 대한민국과 캐나다의 경기에서 한국의 정승원이 신중하게 투구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휠체어컬링 국가대표 정승원(60)은 나이도 잊은 채 투혼을 불태웠다. 그는 올해로 나이 60세, 환갑을 맞았다. 20년 전 산업재해로 갑작스레 장애를 갖게 된 그는 재활 도중 휠체어컬링을 접했고 사비를 털어서 연습할 정도로 열정이 대단했다. 혹독하게 땀을 흘렸던 시간을 보상받기라도 하듯, 정승원은 현재 대표팀의 든든한 맏형으로 팀에서는 서드를 맡고 있다.

앞서 한국 휠체어컬링 대표팀은 전체 12개 출전 팀 중 1위로 준결승(4강)에 진출하며 메달 획득의 가능성을 보였다. 그러나 준결승에서 노르웨이에게 연장 끝에 아쉽게 패배하고, 동메달 결정전에서 만난 캐나다에게 3-5로 패해 4위로 대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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