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018평창동계패럴림픽 폐막식을 하루 앞둔 17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휠체어컬링 동메달결정전 대한민국과 캐나다의 경기를 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17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018평창동계패럴림픽 폐막식을 하루 앞둔 17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휠체어컬링 동메달결정전 대한민국과 캐나다의 경기를 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17

“올림픽에 비해 홍보 부족”
장애인, 경기장 접근키 어려워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패럴림픽을 보려 했는데 중계하는 곳이 너무 없어서 인터넷을 통해서 챙겨 봤어요. 올림픽 기간엔 TV에서 경기시간을 잘 알려줬는데 패럴림픽 기간엔 일정이 어디 나와 있는지 조차 찾기 힘들었어요.”

2018평창동계패럴림픽 폐막식을 하루 앞둔 17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휠체어컬링 경기를 보고 있던 엄소영(21, 여, 서울시 강동구)씨는 패럴림픽 중계에 관한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한국에서 두 번째로 열린 패럴림픽이라 많은 국민들의 관심이 모일 것이라 예상됐지만 이날 기자가 만난 대부분의 시민들은 “올림픽과 비교해 홍보가 덜 되는 것 같다” “많은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등 아쉬움의 목소리를 냈다.

무엇보다 많은 시민들은 자신과 싸워 이긴 도전 정신과 강한 의지에 대한 감동이 컸다는 반응이었다. 

벤쿠버 올림픽 때부터 패럴림픽을 챙겨보고 있다는 엄씨는 “또 패럴림픽 국가대표 선수들이 갑작스런 사고로 가진 장애를 운동으로 극복하고 이겨냈다는 얘길 듣고 너무 감동받았다”면서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자기 자신을 이겨낸 선수들이 자랑스럽다”고 강조했다.

신수빈(17, 천안시)양은 “(국가대표 선수들이) 몸이 불편하지만 열심히 훈련해서 패럴림픽까지 출전한 걸 보고 너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장애인 올림픽이라 재미없을 거 같다는 선입견을 갖고 무관심한 것 같은데 선수들의 노력을 생각해서라도 올림픽 만큼 관심을 갖고 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패럴림픽 경기 홍보와 중계에 대한 지적은 개막부터 꾸준히 나오고 있다. 특히 이날 크로스컨트리스키 남자 7.5km 좌식 경기에서 금메달을 딴 신의현이 크로스컨트리 남자 15㎞ 좌식 종목에서 동메달을 획득했을 당시 “방송 중계 시간이 적어 아쉽다”고 토로한 데 이어 문재인 대통령도 “우리 방송의 패럴림픽 경기 중계가 외국보다 부족한 실정”이라고 지적하는 등 논란이 되고 있다. 공영방송사들은 이 같은 지적에 부랴부랴 편성 확대에 나서기도 했다. 

박민아(49, 여, 서울시 양천구)씨는 “패럴림픽 개막 소식을 듣고 ‘관심을 가져보자’는 마음으로 시간을 내서 보려고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면서 “앞으로 올림픽 출전 선수들을 응원하는 만큼 패럴림픽 선수들을 응원하고 언론과 TV에서 홍보를 해준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여수에서 올라온 정지연(21, 여)씨는 “TV에서 패럴림픽 경기시간을 따로 안 알려주니까 일일이 찾느라 애를 먹었다”며 “컬링이나 아이스하키 경기는 TV로 봤는데 그것도 채널을 돌리다 보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화문에서 아이들과 산책을 나온 서주희(37, 여, 부산시)씨는 “중계를 너무 안 해서 인터넷 기사로만 접했다”며 “우리보다 몸이 조금 불편하고 아프다는 것뿐인데 사람들이 너무 다른 시각으로 보는 경향도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문애린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는 평창패럴림픽에서 경기장 접근성·이동성 미흡, 정부의 예산 지원 부족 등을 꼬집으며 관심의 시작은 변화에 있다고 강조했다.

문 활동가는 “다른 장애인분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88서울하계패럴림픽 이후 30년이 지났지만 장애인에 대한 인식은 전혀 달라진 게 없다고 한다”고 운을 뗐다.

그는 “평창의 경기장 주변 환경만 봐도 알 수 있다”며 “사실상 동계올림픽이나 패럴림픽이나 장애인들의 접근이 용이한 경기장은 전혀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휠체어를 탄 이들에겐 저상버스를 타야하는데 강원도 일대엔 그 수가 너무나 부족한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문 활동가는 “패럴림픽에 정부가 쏟아 부은 예산도 올림픽에 비해 10분의 1밖에 안 된다고 한다”며 “정부가 얼마나 관심을 갖고 집중을 하느냐에 따라 더 나은 환경이 만들어 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9일 개막한 평창패럴림픽은 10일간의 여정을 끝으로 오는 18일 막을 내린다. 1988년 서울하계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한국에서 열린 이번 평창 동계패럴림픽에는 49개국, 선수 567명이 참가해 ‘감동의 레이스’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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