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학생봉사활동연구회 김원중(대전장대중학교 교장) 씨 ⓒ천지일보(뉴스천지)

김원중 대전학생봉사활동연구회 회장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봉사활동 보람보다 참여학생 변화 소식에 더 큰 기쁨 학생들에게 봉사활동 참 의미 심어주고자 활동 시작했죠.”

중고등학교에서 상급학교에 진학하기 위해서 내신에 반드시 반영되는 봉사활동 점수. 내신 등급 높이는 수단으로 전락해버린 그야말로 ‘무늬뿐인 봉사활동’에 반기를 들고 나선 대전학생봉사활동연구회 김원중(대전장대중학교 교장∙ 사진) 회장을 찾아갔다.

대전장대중학교 교장실에서 김원중 회장을 만날 수 있었다. 대전 71개 학교의 봉사활동 단체를 총괄·지원하는 그는 분주한 모습이었다.

“학생들이 봉사활동 점수를 채우려고 여기저기 다니며 봉사활동하게 해달라고 구걸하는 모습을 보니 꼭 봉사활동 거지같았죠. 너무 안타까워서 어떻게 하면 이 사태를 바꿀 수 있을까 고민하다 정부 지시로 2000년에 만들어진 이 단체를 적극적으로 활성화한 것이에요.”

대전학생봉사활동연구회가 창립된 과정을 설명하는 김원중 회장은 아주 진지하다. 그는 늘 학생들이 봉사활동을 할 때의 마음을 생각하며 자문자답했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봉사활동을 하는 학생들이 나눔과 봉사에 대한 의미를 진정 깨닫고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답은 ‘아니오’였다.

그러던 중 충격적인 사례도 접하게 됐다. 봉사활동 시간을 무조건 채우기 위해서 학생들이 구두닦이로 전락했던 것. 모 구청의 공익근무 요원이 봉사활동 시간을 인정해주겠다고 하며 자신이 닦던 구두를 학생들에게 닦으라고 시켰던 사실을 알고 김 회장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처럼 퇴색돼버린 봉사활동의 의미를 되찾아주고자 강구한 방법이 바로 학부모와 학교가 조직을 구성해 학생들이 올바른 봉사활동을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만들어주는 것이었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교사들이 주축이 된 ‘대전학생봉사활동연구회’와 학부모가 직접 봉사활동을 함께하는 ‘샤프론봉사단’이다.

사실 이 프로그램은 정부차원에서 전국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것이지만 아무리 좋은 제도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다르게 마련이다. 대전지역은 다른 곳보다 그 활용도가 더 활발하다. 단적인 예로 2009년 열린 자원봉사 전국대회에서 대전지역 수상자는 13명으로 가장 많았다.

“직접 봉사활동을 하며 보람을 느끼는 것보다 학부모에게 학생이 변화된 이야기를 듣는 것이 더 기쁨이죠. 처음엔 아무런 생각 없이 봉사활동에 참여하더니 평소 태도까지 긍정적으로 바뀌었다는 부모의 피드백은 아주 보람을 느끼게 합니다.”

봉사활동을 제대로 잘 할 수 있도록 조력자의 역할을 해주는 게 뿌듯하다는 김원중 회장의 고백이다.

김 회장은 작년에 이 단체의 회장직을 맡았지만 단체와 관계를 맺기 시작한 때를 짚어보려면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시교육청에서 봉사활동에 관한 업무를 맡아 진행하며 관련 지식을 쌓고, 학교로 근무처가 바뀌면서는 학생들에게 봉사활동의 의미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했다. 학생들이 봉사에 대한 기쁨을 알도록 조력자의 역할을 다하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한편 2000년 한국시민자원봉사회로 시작된 대전학생봉사활동연구회는 학부모샤프론봉사단과 함께 학생들의 봉사활동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준다. 봉사활동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사전교육부터 소감문에 이르기까지 봉사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갖도록 유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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