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오른쪽). (출처: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오른쪽). (출처: 연합뉴스)

이수혁 “핵동결, 사실상 폐기”

美전문가 “北 과거 같은 사례”

[천지일보=이민환 기자] 오는 4월 말 예정된 남북 정상회담과 5월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에서 주요 안건으로 거론될 ‘핵동결’과 관련해 의견이 분분하다.

정부여당은 북한이 핵동결을 받아들인다면 사실상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 2003년~2005년 초대 6자회담 수석대표를 지낸 더불어민주당 이수혁 의원은 지난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북핵협상의 역사 합의와 파기의 원인은 무엇인가’ 토론회에서 “일부 언론과 일부 당이 핵동결 의미를 잘 모르면서 굉장히 쉽게 생각하고, 문재인 정부가 핵폐기가 아니라 쉬운 동결만 시도한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핵동결은 북이 핵무기와 위치를 신고하고 이를 검증하는 과정을 말하는 것인데, 어느 나라가 자신들의 무기 위치를 외부에 공개하겠느냐는 점에서 동결은 사실상 폐기와 같은 의미”라고 덧붙였다.

토론회에 참석했던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을 궁지에 몰려 고양이를 물게 만들 수 있는 상황으로 몰아 절망의 핵으로 이끌어서는 안 된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기회의 창은 아직 열려 있다”고 말했다.

또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의 ‘한반도 평화로드맵 실천전략’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비핵화라는 최종목표의 첫 단계로 핵동결 추진은 좋은 방향으로 평가했다.

다만 벌써부터 핵무기 은닉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핵동결이 의미 없다는 비관론도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 핵 안보 전문가는 ‘핵동결은 무의미하다’고 지적했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은 지난 13일(현지시간) VOA(미국의 소리)에서 “북한이 자신들의 핵 물질 생산 체계를 공개하지 않는 이상 동결은 의미가 없다”며 “영변 시설을 동결한 다음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우라늄을 다른 곳에서 계속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알려지지 않은 북한의 핵 비밀시설이 존재할 가능성을 지적하며 과거 북한이 IAEA(국제원자력기구)에 갖고 있는 반감이 매우 크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원심분리기 프로그램이 없다고 주장할 당시 미국은 북한 내 민감한 지역들에 사람들을 보내 샘플을 채취하고, 고농축 우라늄의 흔적을 찾아낸 바 있다”며 “북한이 IAEA가 영변 이외의 시설을 방문하는 것을 불편해한다면 이 방법을 다시 해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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