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신임 국무장관으로 내정된 마이크 폼페이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출처: 뉴시스)
미국 신임 국무장관으로 내정된 마이크 폼페이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출처: 뉴시스)

NYT·WP “넘어야 할 산 多”
“백악관, 인준서류도 아직”
대북 외교라인 공백도 지적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에서는 최근 외교 수장인 국무장관의 갑작스러운 교체로 회담이 연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백악관은 새 국무장관 지명자인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에게 힘을 실어주고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태스크포스(TF)까지 꾸렸지만, 그의 인준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미 언론들은 내다봤다.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폼페이오 지명자의 상원 인준 절차가 끝날 때까지 북·미 정상회담이 지연될 수 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예정한 5월 말 전까지 인준 절차를 끝내고 정상회담 준비를 마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상적으로 상원 인준에는 여러 주가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백악관은 인준 절차를 시작하기 위한 서류 작업도 끝내지 못했다고 NYT는 복수의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지적했다. 이 언론은 또한 폼페이오 지명자가 정식 임명이 되기 전까지 북한 외무상도 한국의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공식적으로 접촉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대북 외교라인의 공백도 연기설에 힘을 싣고 있다. 최근 북한과 협상을 전담해온 조셉 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돌연 은퇴를 선언했다. 또 주한 미국대사는 1년 넘게 공석이다. 백악관 내부에서는 주한 미국대사로 내정됐던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를 낙마시킨 것을 후회하고 있다고 NYT는 덧붙였다.

워싱턴포스트(WP)도 에런 데이비드 밀러 우드로윌슨센터 부소장이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며 5월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이 6~7월로 미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서는 매슈 포틴저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이 대부분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상급자 허버트 맥매스터 NSC 보좌관에 대해서도 경질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중대 회담을 앞두고 외교·안보 사령탑이 교체되고 있어 지연 가능성은 높다고 관측됐다.

WP에 따르면, 정상회담이 있기 전 예비회담을 통해 많은 부분에서 사전 조율이 필요하고, 또 당사국인 한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 등 관련국과의 협의도 진행돼야 해서 시간이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상한 5월에는 이란 핵 합의 관련 중대 결정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정상회담 지연 가능성에 힘을 더한다. 더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 합의를 파기하고 제재를 재개할 수 있다고 위협하는 상황에서 이란 핵 합의가 틀어질 경우 북한과 대화가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지난 1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틸러슨 장관을 경질하고 새 국무장관 후보로 폼페이오 CIA 국장을 지명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를 강조하는 틸러슨 장관을 완전히 신뢰할 수 있는 폼페이오로 바꿨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포함해 북한과 협상 과정에서 폼페이오 지명자에게 많은 역할들을 맡길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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