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업체 최초로 진출 성공… 1500만 달러 규모
향후 5년간 UN 평화유지군용 상용버스로 공급

[천지일보=김두나 기자] 현대자동차가 도요타, 닛산 등 일본업체가 독점하고 있던 유엔(UN) 자동차 조달시장에 국내업체 최초로 진출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19일 UN조달국(UNPD)으로부터 23~30인승 중형버스 낙찰자로 최종 선정됐다는 정식 통보를 받았다고 20일 밝혔다.

현대차는 향후 5년간 1500만 달러 규모의 중형버스(모델명 카운티)를 UN에 납품한다. 총 420대의 이 버스들은 UN 깃발을 달고 UN 평화유지군 활동 등으로 전 세계 17개국을 달리게 된다. 이로써 CNN, BBC 등 전 세계 언론이 UN 평화유지군 활동을 소개할 때마다 현대차 로고가 직접 노출되면서 브랜드 인지도 상승 등 기업홍보효과가 막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납품 성공은 국내 자동차 회사가 자사의 명의로 납품한 사례가 처음이라는 데 의의가 있다.

박기식 코트라 전략사업본부장은 “과거 제3국의 에이전트(대리인) 명의로 한국 자동차 일부 물량이 UN에 공급된 적이 있지만 국내 자동차 회사 명의로 납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며 “도요타, 닛산 등 일본자동차 브랜드가 UN 자동차 시장을 사실상 독점해 온 상황에서 이번 현대차의 UN 진출은 일본의 독점을 깼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이번 UN 납품은 코트라(KOTRA,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얻어낸 성과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트라 관계자는 “지난해 5월 코트라는 뉴욕에 UN조달시장진출센터를 설립한 후 입찰 정보를 입수해 현대차에 제공했다”며 “현대차의 입찰의향서 제출, 유엔 벤더(공급자), 입찰제안서 작성 등 입찰 전 과정을 지원했다”고 전했다. 코트라에 따르면 현대차 역시 그룹차원에서 이번 납품 건을 추진해 왔다.

우리나라의 유엔조달시장 공급실적은 3300만 달러로 총 유엔조달액 중 0.24%를 차지한다. 하지만 한국의 유엔분담 납부규모(09년 분담율 2.17%)가 세계 11위인 점을 감안하면 이는 매우 저조한 수준이다. 유엔 조달시장 규모는 2008년 기준으로 136억 달러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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