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가연대 “진심 아닌 것 같다” “사과 받아들인 총무원장도 문제”

[천지일보=이길상 기자]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을 예방하고 봉은사 직영사찰 외압 논란과 관련해 공식 사과했다. 안 대표는 19일 오전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접견실에서 총무원장을 예방하고 “부족한 것이 많은데 당선돼 막중한 책임을 느끼고 있다. 지난 번 부덕의 소치로 불교계에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불교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며 ‘봉은사 외압’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당 대표 당선을 축하드린다. 국가와 국민에게 갈등과 대립이 없는 정치를 해달라”며 “불교뿐만 아니라 개신교와 가톨릭도 같이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안 대표의 총무원장스님 예방에는 이해봉 의원(한나라당 불자회장)과 원희목 의원(당대표 비서실장), 조해진 의원(대변인) 등이 함께 했다.

안 대표는 지난달 21일 당 대표 경선 출마선언 기자회견에서 “(봉은사 외압이)사실이라면 명진스님과 봉은사 승려들에게 심려를 끼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명진스님도 “미흡하지만 사과로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참여불가재가연대(재가연대)를 비롯한 불교단체들은 지난 13일 한나라당 당 대표 후보들의 토론회가 열리고 있는 KBS를 방문해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당 대표 후보 사퇴를 촉구했으며, 만일 안 의원이 당 대표가 된다면 천만 불교도들은 전국적으로 ‘안상수 퇴출운동’을 벌여 나갈 것이라고 선언했었다.

안상수 의원은 14일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됐으며, 안 대표는 오늘 종교계 가운데 불교계를 먼저 방문했다.

안 대표의 총무원장스님 예방과 관련해 재가연대 정웅기 사무총장은 “불교계 언론 보도를 통해서 들었는데 안 대표가 진심으로 사과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총무원장이 왜 사과를 받아들였는지 부적절한 처사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불교단체의 안 대표 퇴진운동이 계속될 것은 물론, 총무원장의 태도도 문제를 삼아야 할 것”이라며 “‘불교계에 심려 끼쳐 죄송하다’라는 표현 정도를 총무원장이 사과로 받아들인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덧붙여 ‘불교계의 역량을 집중해야 할 시기에 덕담 정도를 총무원장이 사과로 받아들인 것은 불교단체들의 힘을 빼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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