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에서 일본의 막부장군에게 파견된 조선통신사. 조선통신사가 일본을 방문 시, 현지인들은 이들에게 큰 관심을 보였다.

日, 역·버스정류장에 ‘백제’ 명칭 사용… 구다라(百濟)문화 잔존
元 쿠빌라이 칸 “고려 기술과 유학, 원나라보다 월등”


[천지일보=김지윤 기자] 최근 들어 한류가 멈칫하고 있으나 여전히 일본 중국 태국 필리핀 등지에서는 한국 아이돌이 방문할 때마다 현지 팬들로 가득 차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아울러 네팔 일간지인 리퍼블리카에 따르면 최근 네팔에서 한국어로 대화하거나 한국 패션을 즐기는 젊은이들이 많아졌다. 한국의 대중문화는 현재 약 70개국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한류는 1990년대부터 대만과 중국에서 시작됐으며, 한류라는 명칭도 생겨났다. 이후 일본과 동남아시아, 중동, 동유럽 등지로 퍼진 것.

신승일 한류전략연구소 대표는 “백제와 고려시대에도 우리나라 문화가 특정 국가에서 유행된 적이 있었으나 여러 나라로 문화가 전파된 것은 우리나라 역사상 전일무후하다”고 말했다.

◆최초 한류, 백제 왕인 박사

한류의 시초는 1600여 년 전 고대 백제로 거슬러 올라가며 지금도 백제의 혼을 담은 문화재가 현존한다. 일본어로 ‘구다라나이(百濟無い)’는 ‘백제에서 건너온 것이 아니면 가치가 없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으며 특히 오사카는 고대 백제의 숨결을 품고 있다. 오사카 철도역인 ‘백제역’, 시내버스 정류장 및 학교 명칭에도 ‘백제’를 찾아볼 수 있다.

백제풍을 일본에 전했던 공신 중 일등공신은 바로 왕인(王仁) 박사. 오사카 다카이시(高石)시에는 그의 제사를 모시는 사당이 있으며 그 외에도 왕인 박사와 관련된 유적도 일본 곳곳에 남아있다. 이는 백제의 역사와 흔적은 일본 전역에 고스란히 뿌리내렸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13세기 중엽 고려시대에도 ‘고려양(高麗樣)’으로 원나라에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고려풍 옷·신발·모자, 음식 등 생활양식이 원나라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당시 원나라에 내정간섭을 받았던 고려는 수많은 공물과 공녀를 원나라에 보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공녀로 원나라에 끌려간 기처녀가 황실에서 순제의 부인이 되고 자정원당이라는 정파를 결성, 황제를 능가하는 권력을 가졌기에 가능했다.

원세조 쿠빌라이는 고려의 기술과 유학(儒學)이 원나라보다 낫다고 판단, ‘고려구유학제국사’라는 관청을 설치해 고려 유학을 연구하게끔 환경을 조성했고, 충선왕은 ‘만권당’이라는 학당을 개설해 양국의 문화교류를 장려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원나라에는 고려의 바둑문화, 의학 등이 유입됐다.

이처럼 백제와 고려시대 외에도 한류 열풍은 통일신라시대의 장보고, 조선통신사 등 역사 속에서 살펴 볼 수 있다.

▲ 2002년에 방영됐던 <겨울연가>가 일본 등지에서 큰 인기를 모았다. (사진제공: KBS 2TV)

◆신한류, 지속가능 방안 절실

대중문화로 물꼬를 튼 한류는 아시아를 넘어 지구촌 전체에 불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류가 예전처럼 뜨거운 열기가 아니라면서 콘텐츠 부재를 그 이유로 꼽았다. 새로운 한류를 이끌기 위해서는 전통을 접목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또한 우리의 것만 최고로 여기는 것이 아닌 상대 국가의 문화도 인정할 줄 알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신 대표는 “드라마·대중가요·영화로 시작한 한류는 최근 전통문화와 예술, 새마을운동 등 제반 문화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일방적 한류로 갈라파고스 현상처럼 도태되지 않도록 지속가능하고 문화통합적인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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