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의 만남이 성사될 것인가. 지난해 9월에 이후 이렇다 할 접촉 없이 독자행보를 계속하고 있는 두 사람이 만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지난 주말 두 사람을 접견한 한나라당 안상수 신임 대표가 이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내보였기 때문이다.

안상수 대표의 건의에 이 대통령은 “언제든지 좋다. 박 전 대표와 만나 기탄없이 이야기 하고 싶다”고 말했고 박 전 대표도 “대통령이 만나자는데 거절한 적은 없다”고 답했다. 만일 두 사람이 만난다면 시기는 7.28 재‧보궐선거 전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선 이후 두 사람은 다섯 번 만났다. 2007년에 한 번, 2008년에 두 번, 2009년에 두 번이다. 그 희소성과 파급력에 기반할 때 두 사람의 만남은 상당한 기대와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이전 회동들이 개운치 못한 뒷맛을 남긴 점을 감안하면 이번 만남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한나라당은 그간 세종시 등 각종 난맥상을 만날 때마다 당 안에서 친이-친박으로 나뉘어 극명하게 대립해 왔다. 표면적으로 대립 구도가 드러나지 않는 안건도 박 전 대표의 ‘침묵’이 이어지면서 친이계의 맥이 잔뜩 풀려왔던 것도 사실이다. 특히 세종시 추진 문제가 불거지면서 두 사람은 되돌아갈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는 말도 많았다.

두 사람의 의견이 이처럼 갈리는 것은 지지기반은 물론 모든 환경에서 공통분모를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굴지의 기업가와 어머니를 대신한 퍼스트레이디의 정치 철학은 늘 평행선만 그어왔다. 대선 이후 이어진 서로에 대한 불신 역시 소통에 악영향을 미쳐왔고, 그 결과 선거 참패를 낳았다. 

분열은 또 다른 국정파탄을 낳는다. 아직 늦지 않았다. 먼저는 이해와 협조다. 개편된 청와대가 다시 달리고 있고, G20 등 국제적으로 우리가 맞이할 현안이 수도 없이 많다. 이런 국면에서 두 조직이 또 악다구니를 쓰며 분열을 조장한다면 국민은 아예 눈을 돌려버릴 것이다. 이권이 아닌 국민을 위한 연대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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