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스틸.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스틸.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판타지적인 설정에 현실 공감 더해

바뀐 설정·등장인물로 원작과 차별화

소지섭·손예진 환상 호흡 눈물샘 자극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잠자는 나무를 깨우는 계절 춘분(春分)을 앞둔 14일 오랜만에 가슴을 설레게 하는 한국형 멜로영화가 개봉한다.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감독 이장훈)’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세상을 떠난 ‘수아(손예진 분)’가 기억을 잃은 채 ‘우진(소지섭 분)’ 앞에 다시 나타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감성 판타지 멜로다. 영화는 세상을 떠난 아내가 기억을 잃은 채 돌아온다는 원작의 판타지적인 설정과 스토리에 감성, 현실적인 공감을 더해 생생한 숨결을 불어넣는다.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스틸.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스틸.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1년 전 수아는 “비가 오는 날 다시 돌아오겠다”는 믿기 힘든 약속을 남기고 남편 우진과 하나뿐인 아들 ‘지호(김지환 분)’ 곁을 떠난다. 달걀부침도 제대로 못해 다 태워버리고, 단추를 잘못끼우고 다닐 정도로 허술한 우진과 언제 비가 올지 모른다며 매일 우비를 입교 등교하는 지호. 우진과 지호에게 수아의 빈자리는 매우 크게 느껴진다.

장마가 시작되는 어느 여름날 수아가 모든 기억을 잃은 채 가족의 품으로 다시 돌아온다. 자신을 기억하지 못해도 수아가 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행복한 우진은 수아에게 첫 만남, 첫사랑, 첫 데이트, 처음 행복한 순간 등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렇게 두 사람은 다시 사랑에 빠진다.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스틸.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스틸.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14일 개봉하는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2004년 11월 일본에서 100만부를 돌파해 밀리언셀러가 된 이치카와 다쿠지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한국판 리메이크작이다. 같은 해 일본에서 영화로 제작돼 한국에서도 인기를 끌었던 이 작품은 돌이킬 수밖에 없는 운명을 따라야만 하는 두 사람의 모습을 단순한 사랑 이야기 이상의 특별한 감동으로 선사한다.

이장훈 감독은 각본과 연출을 직접 맡아 우진과 수아 캐릭터에 활기를 더하고 이들의 사랑을 관객들이 경험하는 듯한 에피소드로 구성했다. 그 결과 풋풋하고 설렜던 첫사랑부터 다시 시작된 사랑까지 원작의 판타지적 설정에 한국형 로맨스가 더해진 새로운 작품이 탄생했다.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스틸.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스틸.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이장훈 감독은 “원작을 통해 제가 받았던 위로를 전해드리고 싶었다”며 “‘사랑이란 무엇일까’ 하는 고민 끝에 ‘제 옆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했고 그 이야기를 영화에 담았다”고 밝혔다. 그는 시나리오 각색 과정에서 많은 부분의 설정을 바꿨다. 이 때문에 원작을 본 관객도 소설, 영화를 떠올리지 않고 한국판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이 감독은 각색된 시나리오를 원작 소설가와 감독에게 확인받는 과정을 거쳤다. 이 과정에서 많이 수정된 설정을 원작가가 더 좋아했다는 후문이다.

이처럼 한국판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일본판과 다른 등장인물과 감성에 코믹함을 더해 특별한 감동을 선사한다. 또 몇가지 에피소드를 추가해 원작보다 빠른 속도감으로 관객을 몰입하게 만든다. 과하지 않을 정도로 배치된 코믹함은 감성적인 영화의 단점인 신파적인 요소를 없앴다. 덕분에 애틋한 감성과 특유의 밝은 에너지를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스틸.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스틸.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는 기적같이 돌아온 수아에게 우진이 추억 이야기를 들려주는 시점에 따라 현재와 과거를 오간다. 영화의 시간이 흐를수록 우진과 수아는 긴 시간 함께 했던 만큼 철이 자석에 끌리 듯 제 자리를 찾아간다. 특히 우진과 수아의 추억 이야기는 우리가 일상에 치여 잊고 있던 첫사랑을 떠오르게 한다.

달라진 시나리오를 완성한 것은 배우들이다. 대한민국 대표 배우 소지섭과 손예진이 그 총대를 쥐었다. 그동안 거친 연기와 강렬한 카리스마로 묵직한 존재감을 과시했던 소지섭은 힘을 한층 빼고 어린 아들과 함께 서툴지만 씩씩하게 살아가는 우진으로 한층 깊어진 감성 연기를 선보인다. 소지섭은 첫사랑에 빠진 순수한 모습부터 아내를 잃고 싶지 않은 절절한 눈빛까지 애틋한 연기로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배우 손예진은 비밀을 간직한 수아 역을 맡아 원조 감성퀸의 면모를 보여준다. 그는 기억을 잃었을 때부터 우진을 다시 사랑하게 된 시점까지 감성 변화를 세밀하게 연기해 감동과 여운을 전한다.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스틸.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스틸.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또 치열한 오디션 경쟁률을 뚫고 발탁된 신예 아역 김지환이 엄마를 기다리는 지호 역을 맡아 감동을 더 한다. 지호를 챙기는 우진의 친구 ‘홍구’ 역은 대체불가 배우 고창석이 맡아 극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카메오로 출연하는 배우 공효진과 박서준의 활약도 만만치 않다.

죽이고 싸우는 범죄 액션물이 주를 이뤘던 한국영화계에 혜성같이 등장한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관객의 마음에 따뜻한 봄바람을 불게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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