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관우 시사칼럼니스트

지난 2006년 10월 9일 전 세계를 놀라게 하였던 북한의 제1차 핵실험이 실시된 지 어느 덧 4년의 세월이 흘렀는데 이러한 시점에서 그동안 북한의 핵정책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그 추이를 살펴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본다.

핵실험을 실시하기 3년 전인 2003년에 핵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 개최된 6자회담이 여러 번의 우여곡절 속에서 명맥은 유지되고 있지만 천안함 사건이 발생한 이후 소강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하여 북한이 천안함 사건에 대한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에 만족하였는지 외무성 대변인을 통하여 6자회담 재개를 언급하기는 하였지만, 그동안 북한이 대외적으로 보여준 모습을 비추어 볼 때 일시적으로 천안함 사건과 북한의 관련성을 희석시키기 위한 의도인지 아니면 진정 회담을 원하는 것인지 그 진정성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아울러 북한의 이러한 입장표명에 대하여 중국과 러시아는 동조하는 입장을 밝혔으며, 미국은 캠벨 차관보의 언급을 통하여 비핵화에 대한 명확한 의지라는 조건을 달기는 하였지만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 두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북한의 이런 제의에 대하여 천안함 사건을 희석시키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그러한 관점에서 볼 때 천안함과 6자회담의 분리를 주장하는 중국의 입장과 큰 차이가 있으며, 이와 더불어 미국의 입장과도 미묘한 시각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필자가 그동안 쓴 130여 편의 북한칼럼 중에서 6자회담과 연관된 칼럼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 만큼 평소에 6자회담에 대하여 지대한 관심을 보였던 것이 사실이지만, 이제는 그 보는 시각을 다른 관점에서 보려고 한다.

물론 근본적으로 북한이 핵을 폐기하는 데 있어서 6자회담이 가장 합리적인 방안이라는 것에는 공감을 표하지만 이제는 단지 회담의 형식만을 유지하기 위한 6자회담은 반대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무엇보다도 북한이 핵폐기라는 근본적인 결단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며, 관련 당사국들은 북한이 그러한 결단을 내릴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할 것이다. 이제 북한은 더 이상 형식적인 협상을 하는 인상을 줄 것이 아니라 관련국들이 좀 더 확고한 신뢰를 보일 수 있도록 핵폐기에 대한 보다 강력한 의지를 표명해야 할 시점이 왔다고 본다.

구체적으로 핵을 하나의 협상수단으로 내세울 것이 아니라 한반도의 궁극적인 평화를 위해서 핵폐기의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싶다.

핵협상에 있어서 북한이 늘 비중을 크게 두고 있는 미국도 북한이 이러한 구체적인 결단을 내린다면 북한에 대한 모든 제재를 풀고 북미관계 정상화 문제도 심도 깊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며, 이와 동시에 북한도 중국의 원자바오 총리가 김정일 위원장에게 은연중에 개방의 필요성을 제기하였듯이 나진-선봉 특구를 좀 더 적극적으로 개발하여 문호개방 문제에 대하여 보다 전향된 입장을 보여야 할 것이다.

사실 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려운 3대 세습을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필자의 생각과는 다르게 이러한 상황이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으며, 특히 김정은과 관련된 다양한 보도를 통하여 보다 구체적으로 짐작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필자가 이미 언급한 바 있는 44년 만에 개최되는 당대표자회에서 김정은이 공식적으로 등장할 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으며, 이와 더불어 과연 김정은이 핵문제에 대하여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는지 관심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결론적으로 정권을 수호하는 데 있어서 핵이 설사 필요하다고 하여도 궁극적으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하여 핵폐기의 결단을 내려줄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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