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복궁의 법궁인 근정전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김지윤 기자] 서울 광화문 네거리를 지나서면 조선 왕조 제일의 법궁(法宮)인 경복궁(景福宮)이 맞이한다. 현재 경복궁 정문인 광화문은 회색빛 덧집 안에서 복원공사가 이뤄지고 있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오는 8월 15일에 고종황제 때 경복궁을 중건할 당시 모습인 광화문을 만날 수 있다.

경복궁은 북악산(백악산) 인왕산 낙산 남산(목면산)에 둘러싸여 있고 그 중심에 청계천이 흐르는 곳에 자리 잡았다. 1395년 태조 이성계가 창건한 궁궐은 1592년 임진왜란으로 불타 없어진다. 이후 고종 때인 1867년 중건됐다. 흥선대원군이 앞장서서 중건한 궁은 330여 동(7700칸)의 건물들이 들어서 웅장한 규모를 자랑했다.

경복궁은 ‘만년토록 빛나는 큰 복을 지닌 궁궐’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이는 하늘의 뜻을 받아 백성을 다스리며, 대대손손 태평함을 이어가겠다는 조선왕조의 소망이 담겨 있음을 시사한다.

경복궁은 조선왕조의 대표적 법궁으로 규모가 크고 전각이 많아 단번에 둘러보는 데 쉽지 않지만 크게 정치공간 외전, 생활공간 내전, 휴식공간 후원으로 나눌 수 있다. 특히 외전과 내전은 광화문을 기준으로 남북 방향의 일직선상에 놓였으며, 주요 전각에 딸린 부속 전각들이 좌우 대칭을 이룬다. 하지만 중심부를 제외한 건축물은 비대칭적으로 배치돼 변화와 통일의 아름다움을 함께 갖췄다는 평을 받고 있다.

◆ 궁궐 심장부, 근정전(勤政殿)

궁궐 내부 중 드넓은 자리에 웅장한 건물이 우뚝 솟아있다. 화려하게 장식된 처마 밑으로 앞머리를 가지런히 자른 말(馬)과 같은 재미있는 표정을 짓고 있는 석각(石刻)이 있다. 인왕산과 북악산에 품긴 이곳은 경복궁 심장부인 근정전(勤政殿)이다. 오랜 세월을 함께하다 보니 산을 닮아버린 근정전. 추녀가 하늘로 매끄럽게 솟아올라 두 산과 절묘하게 이어진 것을 볼 수 있다. 이곳은 역대 왕들의 즉위·책봉·혼례와 같은 중대 의식을 거행하거나 외국사신을 접견하는 장소로 사용했다.

근정전 입구에는 임금만이 오를 수 있는 계단, 밟는 길이라는 뜻을 지닌 답도(踏道)가 있다. 답도에는 태평성대를 기원한다는 의미에서 구름 속에서 날개를 활짝 펼친 봉황새가 조각됐다. 근정전 앞에 넓게 펼쳐진 조정에는 정해진 위치에 따라 왕을 중심으로 동쪽과 서쪽에는 각각 문관, 무관이 일렬로 선다.

근정전은 정면 5칸과 측변 5칸으로 2층 구조다. 천장 한 가운데는 여의주를 희롱하는 황룡이 그려져 있다. 내부 한 가운데에는 왕권을 상징하는 해와 달, 다섯 산이 그려진 일월오악도가 있다.

◆ 수난의 역사

경복궁은 박람회장으로 전락되는 등 일제강점기에 들어서 수난의 연속이었다. 1915년 9월 11일부터 50일간 열린 일제 ‘시정오년기념조선물산공진회’를 위해 정전과 편전, 침전을 제외한 건물 4000여 칸이 철거되고 그 자리에 각종 진열관이 세워졌다. 또한 1926년 일제가 조선총독부청사와 총독 관사를 건립해 궁궐을 가렸다. 총독 관사는 현재 청와대 지역으로 고종 당시 북원(北苑)이라 불렸던 경복궁의 후원과 주일각, 오운각 등 여러 전각이 자리했다.

1990년부터 본격적인 궁궐 복원사업이 추진되면서 총독부 건물은 1995년에 철거됐고 광화문 복원이 오는 8월 15일에 마무리된다. 근래에는 강녕전 교태전 자선당 비현각 흥례문 영제교 등 주요 전각과 문, 다리가 복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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