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로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한 달을 맞았다. 폐쇄 결정 이후 지역경제에 직격탄을 맞은 군산지역에서는 1차 부품 협력업체들이 공장 문을 닫거나 이주 계획으로 부품 생산을 조절하면서 2차·3차 협력업체들마저 연쇄 부도에 직면하고 있어 군산지역 경제는 말이 아니다. 지역 주민들과 부품업체들이 나서서 정부에 대해 성토하는 것은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2014년 유럽 쉐보레 브랜드를 군산공장에서 철수하면서 문제가 나타나기 시작했음에도 악화가 가속되는 동안 최소한의 피해대책 등 적절하게 조치하지 않았다는 데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 것이다.

한국GM 군산공장이 폐쇄돼 군산지역 자동차 산업 생태계가 공멸 위기에 처하고 지역경제가 파탄날 지경에 이르자 정부와 KDB산업은행이 나서서 GM 미국 본사 등과 군산공장 회생 건과 관련해 논의가 이루어진 것이다. GM에서는 경영정상화 방안을 보내오지 않고 본사 배리 엥글 사장이 카젬 한국GM 사장에게 보낸 이메일을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 부처와 산은에 참조 형태로 보내왔다. 이메일에 담긴 7가지 투자 제안은 종전에 엥글 사장이 방한했을 때 우리 정부와 산업은행에 통보해준 내용 그대로이다.

그 내용을 보면, GM이 한국GM에 빌려준 27억 달러(약 2조 9000억원) 부채 전액을 출자 전환, 2개 차종 글로벌 신차 배정하는 제안이다. 관련해 신차 생산 배정에 따른 최신 기술 도입과 신규 설비 투자에 필요한 총 28억 달러(약 3조원) 규모의 투자 참여 제안 등이 들어있다. 이에 산업은행에서는 한국GM 경영 전반에 대한 실사가 우선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회생 가능성의 핵심이 원가구조에 달려 있는 만큼 꼼꼼하게 살펴본 후 회생 가능성이 보이면 산은 지분율 17%의 금액(약 5000억원)만큼 신규 투자에 참여해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풀겠다는 방침이다.

지금 정부와 산업은행 등이 나서서 군산공장 회생 대책이 현실화되도록 노력하는 가운데 국회에서도 임시국회를 열어 각종 대책을 논의 중에 있다. 문제는 GM 본사가 군산공장 정상화 방안을 제출하지 않은 상태에서 신차 배정, 출자 요구 등 자구안에 대해 이중적이고 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GM 사태가 어려운 국면에 처해져 있지만 무엇보다 우선인 점은 한국GM에 대한 철저한 실사다. 그 결과를 토대로 정상화방안이 강구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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