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퍼 DNI국장 지명자 인준청문회서 언급
천안함 사고후 美정보기관 첫 공개분석

(워싱턴=연합뉴스) 제임스 클래퍼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 지명자는 20일 북한이 자신들의 목적달성을 위해 남한에 직접적인 공격을 가하는 `위험한 시대'에 진입했을 수 있다고 밝혔다.

클래퍼 지명자는 이날 미 상원 정보위원회의 인준청문회에 제출한 서면 답변서를 통해 "올해 북한의 도발 행위(천안함 공격)로부터 얻은 가장 중요한 교훈은 북한이 대내외적인 정치적 목적을 진전시키기 위해 다시금 한국에 대해 직접공격을 가하는 위험하고도 새로운 시대에 진입했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클래퍼 지명자는 "이와 더불어 북한의 군사력은 결코 가볍게 생각할 수 없는 위협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재삼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그의 이런 발언은 아직까지 지명자 신분이기는 하지만 16개 기관을 관장하는 DNI를 대표해 북한의 천안함 도발 배경을 처음으로 공식화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클래퍼 지명자는 지금까지 국방부의 정보담당 차관을 맡아왔으며, 1980년 중반 주한미군과 태평양사령부, 전략공군사령부를 관할하는 정보담당 국장을 맡아 한반도 사정에 밝다는 점에서 이번 해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클래퍼 지명자는 1980년대 당시 북한문제를 다뤘던 경험을 토대로 "이번 천안함 사건과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 암살기도 미수 사건은 승객 115명의 목숨을 앗아간 1987년 대한항공 858기 공중폭발 사건을 연상케 한다"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클래퍼 지명자의 분석은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실험발사 혹은 핵실험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군사적 위협을 가해왔던 최근 수 년간의 행태와는 달리 남한을 직접 공격, 한반도의 긴장조성을 통해 향후 협상에서 레버리지를 키우는 방법을 구사하고 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클래퍼 지명자는 지난 5월 물러난 데니스 블레어 전 DNI 국장의 뒤를 이어 지난달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새 국장후보로 지명을 받았다.

이날 청문회에서 의원들은 DNI가 지난 2005년 설립 이후 구심점 역할을 하지 못한 채 중앙정보국(CIA)과의 주도권 싸움에 밀려왔다고 지적하면서 이를 타개할 대책을 준비하고 있는지를 클래퍼 지명자에게 집중 추궁했다.

클래퍼 지명자가 상원인준을 통과하게 되면 존 네그로폰테, 마이클 매코넬, 데니스 블레어에 이어 4번째 DNI 수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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