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열 한국안보통일연구원장/북한학박사 

 

최근 한반도의 안보정세는 숨 가쁘게 변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운전자론이 크게 성공하고 있는 양상이다. 4월에는 남북정상회담이, 이어 5월에는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예정이다. 앞으로 약 2개월이 한반도 미래의 명운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데는 대부분 공감하고 있다. 청와대에도 정상회담 준비위원회가 이번 주 안에 꾸려져 준비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두 정상회담을 성공시키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 것인가?

첫째, 회담의 성격 측면에서,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디딤돌회담’으로 가닥을 잡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왜냐하면 앞으로 남북한 정상은 핫라인을 통해 자주 통화하거나 만날 수 있으나, 북미정상회담은 첫 대면이면서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정착이라는 매우 어려운 의제를 풀어야 하기 때문이다.

둘째, 회담의 의제 측면에서, 보통의 남북정상회담이라면 이산가족 상봉, 인도적 지원, 교류협력의 확대 등의 의제가 비중 있게 다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는 북미정상회담에서 다루어질 북한의 비핵화 방안과 체제보장문제, 한반도 평화체제 및 북미 간 수교 등의 의제를 사전에 심도 깊게 논의해서 북미가 편하게 만나 성과를 낼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셋째, 북한이 요구하는 비핵화는 북한의 체제보장이 선결조건인데, 회담테이블에서 북미 간에 체제보장 방안에 대한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남북한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의 의도를 명확히 파악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미국과 협의해야 할 것이다. 즉 북미 간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중개역할을 다해야 한다.

넷째, 북미 간 회담의 핵심의제는 북한의 비핵화문제이다. 그러나 인류역사상 핵보유국가의 비핵화문제는 다루어진 적이 없어 미지의 길을 가는 것이므로 매듭을 풀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즉 성공의 확률보다 실패의 가능성이 높다 할 것이다. 북미정상회담에서 우리가 소외되지 않으면서 실패의 변수를 최소화하도록 미국과 함께 로드맵을 작성해야 한다.

다섯째, 북미가 협상테이블에 함께 앉는 것은 절반의 성공이나 다름없다. 남은 2개월여 동안 많은 변수가 남아 있어 선언적으로 이루어진 북미정상회담이 연기되거나 취소될 수 있으므로 남북정상회담 과정에서 회담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우리가 그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문제는 우리와 북한 및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고, 중국, 러시아, 일본과 유엔 등 국제사회와 연관돼 있는 국제적인 의제이다. 주변국가에게 관련자들을 보내 우리의 입장과 과정을 설명한 것은 참 잘한 일이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UN과 EU 등의 협조도 구해야 할 것이다. 한반도 미래의 운명을 결정하는 5월까지 여야와 보수 진보를 떠나, 우리 모두 힘과 지혜를 모아 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 지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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